미국 최고의 에세이 작가이자 소설가이며 예술평론가인, 수전 손택의 희곡. 여성들의 고통과 격정, 내적 승리와 삶의 한계를 잘 버무려낸 작품으로, 총 8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중 희곡의 5장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티 파티 장면과 겹쳐지면서 환상적으로 꾸며져 있다.
작가는 아파서 누워 지내는 앨리스를 위해 실존 인물이자 미국 최초의 여류평론가인 마가렛 풀러와 죽음과 영혼을 노래했던 미국의 천재 시인, 에밀리 디킨슨을 초대하고, 오페라 '파르시팔'에 나오는 비운의 여인, 쿤드리와 발레 '지젤'에 나오는 처녀들 영혼의 여왕, 미르타까지 불러온다. 앨리스를 위해 모인 네 명의 여인은 한자리에 있으면서도 모두가 각자의 이야기들을 하고 있다. 작가는 이 등장인물들의 불편한 상황을 감싸안으며 가엾은 한 영혼을 따뜻하게 어루만진다.
작품은 젊은 날의 대부분을 침대 속에서 보내야 했던 앨리스 제임스의 고통스러운 일상, 건강한 사람들을 위한 동경, 무겁게 삶을 짓누르는 불안, 주변 사람들이 자신이 죽기만을 기다릴 거라는 슬픔 예감 따위를 구체적으로 묘사한다. 또한, 마음속으로 로마를 여행하고, 영혼의 자유를 찾아나서는 용감한 모습을 그려내 침대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은 앨리스의 모습을 험께 묘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