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태평양 횡단 특급> 후 4년 만에 발표하는 듀나의 SF 단편집. 표제작이면서 경장편인 <대리전>을 비롯해 어른들의 세계에서 소외된 아이들이 등장하는 <토끼굴>, <어른들이 왔다>, <술래잡기> 등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부천이라는 실제 도시를 배경으로 실제 존재하는 홈플러스, 송내역, 아인스월드 등을 무대로 하고 있어 몰입감을 더해주는 표제작 <대리전>. 소설 속 화자인 나는 지구를 찾는 외계인에게 지구인의 몸을 빌려 주고 관광을 시켜주는 관광 가이드다. 그들은 앤시블이라는 초광속 네트워크를 이용해 인간의 뇌에 자신의 정신을 접속해서 인간의 몸을 빌려 지구에 오는데….
이번 작품집을 통해 저자는 풍자적이면서도 언어적인 유희에 감싸인 디스토피아를 그려낸다. <상상 인간 이야기>에서 상상 인간들의 독특하고 괴귀한 모습을 그려냈던 김수진의 독특한 삽화를 덧붙여 소설의 느낌과 분위기를 보다 잘 살려주고 있다

대리전
 토끼굴
 어른들이 왔다
 술래잡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