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론적 서정을 대표해온 60년대 시인 오세영
 자작시 100편을 엄선해서 전통 한지의 활판인쇄로 시선집 출간!

오세영(전 한국시인협회장, 서울대명예교수)은 「시간의 뗏목」, 「벼랑의 꿈」, 「문 열어라 하늘아」, 「무명연시」, 「적멸의 불빛」 등 17권의 창작 시집을 통해 1,000편 이상의 작품을 발표해온 한국서정시단의 중진이다. 60년대에 등단해서 제1회 소월시문학상, 만해상 문학부문대상, 정지용문학상, 한국시인협회상 등을 골고루 수상했다.

본 시선집은 그간 시인이 발표해온 방대한 작품들을 일일이 접하기 힘든 독자들에게 오세영의 문학세계를 한눈에 조망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마련해주고 있다. 북 디자이너 정병규의 장정과 시인의 오랜 지기인 서예가 근원(近園) 김양동의 전각, 그리고 오수환 화백의 그림은 매권마다 삽입되어 있는 시인의 육필시와 더불어 이 시선집의 품격을 한층 높였다.

이번 시선집은 1,000부 한정판으로 찍은 것으로 조판에서부터 인쇄, 제본에 이르기까지의 전공정을 모두 정성스러운 수작업으로 완성했다. 각 권마다 일련번호도 붙어 있으며, 시집의 지면으로 사용된 종이는 특수 전통한지이다. (특수양장/전통한지)

☞ 이 책에 수록된 시 한편

<모순의 흙>

흙이 되기 위하여
 흙으로 빚어진 그릇
 언제인가 접시는
 깨진다.

생애의 영광을 잔치하는
 순간에
 바싹
 깨지는 긋.
인간은 한번
 죽는다.

물로 반죽되고 불에 그슬려서
 비로소 살아 있는 흙,
누구나 인간은 한번쯤 물에 젖고
 불에 탄다.

하나의 접시가 되리라.
깨어져서 완성되는
 저 절대의 파멸이 있다면,

흙이 되기 위하여
 흙으로 빚어진
 모순의 그릇.

책머리에

모순의 흙
새벽 3시
 불 1
모순의 흙
 꿈꾸는 병
 바람소리
 불 4
꽃씨를 묻듯
 지상의 양식
 칼 2
푸르른 봄날엔
 그리움에 지치거든
 그릇
 낙과
 사랑의 방식
 사랑의 묘약
 그리운 이 그리워
 바닷가에서
 원시
 눈물 2
김치 1

멀리서
2월
 열매
5월
8월
9월
12월
 먼 후일
 음악
 멀리서
 하늘의 시
 어떤 날
 천년의 잠
 햄버거를 먹으며
 종이컵의 사랑
 무심히
 마리화나
 왜 시가 망했는지 알겠다
 가자 라스베이거스로
 속구롱사 시편
 적막 2

태평양엔 비 내리고
 겨울노래
 태평양엔 비 내리고
 라일락 그늘에 앉아
 능단금강반야바라밀경
 책장을 넘기며
 왜 비켜가지 않는가
 상형문자
 나를 지우고
 보석 2
길 하나
 이별의 날에
 사랑의 고통
 눈물 3
돌 2
젖은 눈
 푸르른 하늘을 위하여
 가을비 소리
 봄은 바이러스처럼
 휴대폰 5
화약

아,타클라마칸
 법에 대하여
 불륜
 도시의 사내
 봄은 전쟁처럼
 꽃씨는 손으로 심는다
 서울은 불바다
 학교
 들꽃 3
봄비
 성좌
 감자를 캐며
 쿠처에서
 카슈가르에서
 예챙에서
 아,타클라마칸 3
자화상 2
개화
 반딧불이
 녹음 2
아득히

설화
 설화
 매화
 목련꽃 2
원추리꽃
 구절초
 억새꽃
 소나무 2
따알리아
 벚꽃
 양귀비꽃
 연꽃
 잎새
 풍장
 산다는 것
 키스
 향기
 걸프전쟁
 기러기 행군
 슬픔 2
칸나

 저자연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