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을 영원히 감옥에 가두어둘 수 없습니다』는 조영래 변호사의 글들을 모은 책이다. 제1부에서는 주요 논설․칼럼․변론문을 1985년부터 1990년까지 시간의 순서에 따라 실었다. 제2부에서는 일기․편지․시(<겨울의 배반>과 <노동자의 불꽃> 제목의 두 개의 시)를, 제3부에서는 조 변호사에 대한 잡지의 기사 또는 인터뷰 기사를, 제4부에서는 많은 사람들의 추모의 글과 추모좌담(홍성우․손학규․장기표․양건)을 실었다.

  조 변호사의 변론서와 칼럼을 읽으면서 치밀한 논리력을 기본으로 하면서도 적절하게 감성에 호소하는 문장력에 감탄하게 되었다. 보통 법조인의 재판서면은 무미건조한 만연체로 이루어져 일반인이 쉽게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조 변호사의 서면은 법리를 주장 부분에서는 치밀한 논리를 전개하지만, 사건의 사회적 의미나 법원의 역할을 강조하는 부분에서는 감성에 호소하기도 한다. 일반인이 읽기에 부담 없는 문체를 구사한다. 그러나 그러한 문장은 저절로 나온 것이 아닐 것이다. 쓰고 고치고 쓰고 고치기를 몇 번이나 하였을 것이다.

  부천경찰서 성고문 사건 변론요지서는 형사변론서의 금자탑이다. 이 변론요지서는 재판 시작 바로 직전까지 고치는 작업을 거쳐 탄생되었다고 한다. 에밀 졸라의 『나는 고발한다』에 못지않은 불후의 명작이라고 생각한다.

  신문에 게재한 짧은 분량의 칼럼들은 구체적인 예를 들어 설명하기 때문에 이해하기 쉽고 설득력이 있으며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글'은 단순한 단어들의 조합이 아니다. 한 사람의 지식과 철학이 집약되어 있는 '사고의 총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에 쓰인 글들만 접하더라도 가히 어떤 분이었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자신을 위해 쓴 시간보다 남을 위해 바친 시간이 길었기에 ‘짧은 생’을 부여받은 조영래 변호사의 글들을 보면서 ‘뜻깊은 삶’을 산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몸소 보여주신 소중한 가르침을 느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