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효막심으로 건져낸 포에지』는 김광림의 열아홉 번째 시집이다. ‘아픈 미소’를 비롯하여, ‘머물고 싶은데’, ‘폭포’, ‘바위와 나’, ‘죽음은 잠의 연장인가’, ‘한반도의 율리시즈’, ‘영원을 지닌 자세’, ‘먹잇감’, ‘나무그늘’ 등의 시편이 수록되어 있다.

죽기 전에 내뱉어보는 포에지

Ⅰ
아픈 미소
 나요 나
 아픔의 초월
 눈 내린 산책길에서
 무아無我
산책길에서Ⅰ
머물고 싶은데
 포에지
 첫 새벽
 나는

Ⅱ
폭포Ⅴ
눈과 눈
 비Ⅱ
장마Ⅱ
장마Ⅲ
꼭 만나고 싶은 얼굴
 종적
 의자
 포에지로 삶을 마감하려는
 이 산 저 산

Ⅲ
삶
 계곡의 물소리
 바위와 나
 꽃비
 젊다는 생각에 당하는 말년
 거목 Ⅱ
풍경――관음사에서
 죽음은 잠의 연장인가
 눈보라
 또. 단풍丹楓

Ⅳ
마지막 소원
 산책길에서Ⅱ
격전지――백마고지에서
 북한산 아래로 옮겨와서
 끝내 무명의 전사인 호국의 영령이시여
 한국 율리시즈의 행방行房
한반도의 율리시즈
 근정전에서 만세 외칠 그날

Ⅴ
불효막심으로 건져낸 포에지
 또 해돋이
 북한산
 또 장마
 절망
 외톨이Ⅰ
영원을 지닌 자세

Ⅵ
이제부터 갈 곳
 허공을 나는 외기러기
 하늘, 바다, 산
 첫울음――광복의 눈을 위하여
 영면永眠
이런 잠
 단풍맞이
 외톨이Ⅱ
먹잇감
 나무그늘
‘영도다리’와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