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53개 도시들을 직접 방문하여 조사하고 느낀 내용들을 스케치 기행의 형식으로 기록한 도시경관 보고서. 급격한 근대화로 감쇄되고 있는 도시의 매력을 되살리기 위한 노력의 결과물이다.
사람마다 얼굴이나 개성이 다르듯 도시도 경관이나 특징적 개성이 각각 다르게 마련이다. 도시는 오랜 역사와 함께 자연스럽게 독특한 개성을 지니게 된다. 그러나 현재 한국의 도시의 상황은 해방 이후 급격하게 진행된 산업화․기술화에 밀려 빠르고 허술하게 시가화가 진행된 탓으로, 도시경관이 심하게 훼손되었다. 이에 따라, 감쇄되고 있는 도시의 매력을 되살리기 위한 노력이 근래 늘어나고 있다.
이 책은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저자가 한국의 53개 도시들을 직접 방문하여 조사하고 느낀 내용들을 스케치 기행의 형식으로 기록한 것이다. 즉 기행문과 함께 각 도시의 특징적 경관을 그림으로 나타냈다. 글을 읽으면서 아울러 그림을 볼 수 있고, 그림을 보면서 다시 글을 읽어 내려가는 형식으로 편집되어, 보다 효과적으로 도시 이야기를 전달한다. 이 책은, 첫째로 오늘날 우리 도시들의 경관이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가를 일정 시기에 걸쳐 두루 살펴보고자 했다. 둘째로 그 도시의 형성과정을 도시개발적 측면에서 짚어가면서 자연파괴와 역사문화재 훼손현황과 그 밖의 도시경관의 저해요소를 찾아보려고 했고, 끝으로 그 도시의 경관적 매력을 부각시켜 아름다운 도시경관으로 재생하기 위한 도시개발 방향 설정에 도움이 되도록 했다.
여기에 실린 스케치들은 화가의 단순한 풍경화가 아니라 도시설계나 도시계획적 측면에서 전문적인 도시계획가가 작성한 도시경관의 보고서이다. 또 한국의 도시뿐만 아니라 러시아, 오스트레일리아, 독일, 미국, 북유럽, 중국 등 외국의 도시들을 다룬 스케치도 함께 엮어, 우리의 도시와 그들의 도시를 비교해 볼 수 있다. 펜화 스케치 위에 채색을 한 것, 수묵화기법을 사용한 것 등 360여 점에 이르는 올칼라 스케치를 통해 한국의 도시 순례를 떠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