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출간된 얼굴 관련 도서는 주로 관상학에 관한 도서가 대부분이거나 도록 정도이고, 최근 문화유산 속의 얼굴을 모아 적은 [한국인의 얼굴 이야기]와 소재가 전혀 다르다. 또한 이 책은 저자가 20년 동안 연구해 온 인문학적 성과물이자, 형질인류학이나 문화인류학과는 다른 ‘얼굴학’으로서의 독창적 학문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여기에는 7년 동안 인체 해부에 몰두해 온 저자의 해부학적 시각과, 한국문화와 관련된 예술분야(특히 미술, 음악, 무용)에 조예가 깊은 저자의 비교 문화적 관점이 만나 이러한 또다른 텍스트를 이끌어 낸 것이다.

한국인의 체질과 우리 문화의 원형에서 한국인 얼굴의 특징을 찾아국제사회에서 한국인을 가리켜 ‘한국인’, ‘북조선인’, ‘조선족’, ‘고려족’, ‘한인’이라 부를 만큼 우리 민족은 통용 민족어가 없이 불분명한 호칭으로 불리워져 왔다. 또한 한국적인 게 무엇인지에 대한 의문은 저자에게나 우리 스스로에게 항상 따라다니는 의문부호이기도 하다. 저자는 일찍이 자문해 왔던 한국인의 정체성을 한국인의 얼굴에서 찾고자 했고, 한국인의 얼굴을 한국인의 체질과 이를 바탕으로 형성된 한국 문화와의 관련 속에서 찾고자 했다. 한국인 얼굴의 역사와 함께 얼굴과 뇌와 문화와의 상관관계를 알기 쉽게 밝혀 우리는 일상생활 속에서 자신의 얼굴뿐만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의 얼굴을 마주하고 살아가지만 얼굴의 역사나 얼굴과 뇌와 문화와의 상관관계에 대해서는 그다지 궁금해하지 않는다.

이 책은 1만년~1만 5천년 사이에 남방계와 북방계가 만나 6~7세기경 한국인의 얼굴이 형성되기까지, 그리고 현대에 이르기까지 한국인 얼굴 변화의 역사를 해부학적·사회 문화적 배경과 함께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또 근자에 이르러 더 커진 한국인의 우뇌 변화가 한국인의 얼굴 변화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궁극적으로 한국인의 얼굴과 한국 문화를 어떤 방향으로 변화시켜 나가는지를 자세히 밝히고 있다.

2000년대 한국인의 얼굴 비전을 제시해 그 동안 한국인 얼굴은 이마가 좁고, 눈이 작으며, 중안은 오목하고, 턱은 큰데다 우측 이마 돌출형이 인구의 70%를 차지하여 우뇌 편향 발달의 구조를 가져왔다. 그런데 1970년대 이후의 출생자들은 머리가 커지고, 이마가 돌출하며(특히 오른쪽 이마), 아래턱뼈가 작아지면서 언어도 변화하고 있으며 궁극적으로 문화도 크게 변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 얼굴 형태는 신세대들이 생각하는 미인·미남형으로 달라지고 있지만, 우뇌가 더 강화되어 우리 사회가 더욱 우뇌 편향이 될 환경에 처한 현실을 부인할 수 없다. 우리는 그것을 문화 환경적인 요인으로 극복하지 않으면 안 되는 세기말에 서 있는 것이다.

2000년대를 맞이하는 우리 사회는 우뇌의 장점(직관력·통찰력·종합력·이해력·순발력 등)과 그 동안 억제되어 온 좌뇌적 요소(수리력·어휘력·문장력·지구력·탐구력·합리성·진지성·치밀성·사려성 등)가 조합을 이루고, 궁극적으로 미래의 한국 사회를 주도할 신경과학적 모델이 뇌전역의 활성화를 통해 이루어지길 바라는 의도에서 이 책이 만들어졌다. 닫기

001. 한국인 얼굴의 특질
002. 한국인 얼굴의 역사
003. 한국인의 얼굴과 한국 문화
004. 얼굴, 한국인의 낯 가꾸기
005.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