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여, 나뉘어라>로 2006년 이상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정미경의 단편 소설집. 표제작 <발칸의 장미를 내게 주었네>를 비롯한 총 7편의 소설이 수록되어 있다.

장기 밀매로 신장을 얻어 목숨을 건진 뒤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전쟁터로 자신을 내던지는 '분쟁지역전문' 다큐멘터리 PD의 이야기인 <무화과나무 아래>, 한 남자와 일탈적인 섹스를 나누는 텔레마케터와 그녀의 거짓말에 성적 흥분을 느끼는 남자를 그린 <무언가> 등의 작품이 실려 있다.

일상에 드리운 '죽음과 삶'의 그림자를 늘 남보다 한 발 앞서 감지하는 인물들을 통해 작가는 가면을 쓰고 연기를 하면서 일상을 버텨가는 현대인의 고독하고 슬픈 초상을 제시한다. 서사 구조의 고전적 안정성, 미묘한 정서를 전하는 섬세한 문체, 존재와 삶을 응시하는 강렬한 시선이 돋보인다.

무화과나무 아래
 무언가無言歌
달걀 삼키는 남자
 모래폭풍
 소년은 울지 않는다
 검은 숲에서
 발칸의 장미를 내게 주었네

 해설- 무서운 일상, 허위와 진실 사이/ 박철화
 작가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