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의생활편에 이어 표준유물관리프로그램의 용도 · 기능별 분류를 체계적으로 설명하는 또 하나의 참고서로 활용될 전망이다. 집안에서 쓰이던 생활용품들로 구성된 주생활편은 오랜 세월동안 여러 사람에 의해 쓰이면서 발전되어진 유물들의 기능을 설명하는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국립민속박물관의 소장품을 직접 관찰하고 해석하면서 만들어진 도면과 설명은 유물에 대한 이해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요즈음 생활에 직접 활용될 수 있는 가치를 발견하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장롱에서 빗접, 요강, 보자기까지

  집안에서 생활을 하는 데에는 많은 생활용품들이 필요했고, 각각의 물건들은 고유의 기능을 발전시켜왔다. 지금은 유물들로 만나게 되지만 그것을 만들고 사용한 사람들의 눈으로 바라보면 깊은 고심과 수많은 시행착오를 통한 경험들을 읽어낼 수 있다. 의식주(衣食住)를 일상생활의 가장 기본적인 범위로 이해해왔지만 주생활관련 자료들은 옷이나 음식과 같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 아니라 있으면 있는 대로 또 없으면 없는 대로 지낼 수 있었던 것이었다. 이 책에 수록된 유물들은 한편으로는 기본적인 생활도구이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생활의 편의를 도모한 다양한 창안과 현실적 적용의 산물이다. 따라서 주생활 관련 유물들은 주변에서 늘 대하고 손쉽게 접할 수 있으면서도 깊이 있게 연구되지 않았던 분야이기도 하다. 그 결과로 각 박물관에 수집되어지는 많은 유물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인 정리도 미흡한 분야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용도기능별 분류에 따라 연속하여 발간되는 이 책의 성격에 맞도록, 이 책에 실린 유물들은 각각의 분류의 대표하는 전형적인 모습을 갖춘 것을 골랐다. 유물에 대한 설명 또한 일상생활에서 어떻게 활용되었는지를 중심으로 작성되었고, 그러한 용도에 따라 유물에는 어떻게 반영되었는지 해석하고자 하였다. 유물에 대한 사진과 도면 역시 이러한 설명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배치하여 이해를 돕고자 하였다. 특히 도면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구조와 특성을 유물의 관찰을 통해 해석하여 제시하였다. 지면의 제약으로 수록하지 못한 유물들과 세부 사진들은 함께 발간하는 CD-Rom에 수록하였다. 도감에는 모두 149개 항목과 사진 280점, 도면 193점을 수록하였고, CD-Rom에는 사진 382점 (2,244컷), 도면 250점을 실었다.

  한민족역사문화도감 주생활편은 가구, 침구, 조명구, 난방구, 문방구, 화장구, 위생용구, 재봉구, 신변잡구, 장식용구, 보자기의 11개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가구류는 집안에서 자기 자리를 가지며 본연의 기능과 함께 장식적 역할을 하는 기물들로 이루어져 있다. 침구는 잠을 자거나 휴식에 필요한 기구들이며, 조명구는 어둠을 밝히는 도구와 그에 딸린 기구들을 포함하였다. 난방구는 화로를 중심으로 우리의 온돌과 더불어 겨울철을 지내기 위한 도구들이 실렸다. 문방구는 문방사우를 비롯하여 책과 글쓰기에 쓰였던 기구들로 이동이 쉽다는 점에서 가구와 구별하였다. 화장구는 남녀의 단장에 쓰이던 기구들을 모았으며, 위생용구는 건강의 유지와 관리에 관련된 유물들을 소개하였다. 재봉구는 바느질과 옷관리에 필요한 도구들이며, 신변잡구는 몸에 지니거나 가까이 두고 쓰던 물건들이다. 장식용구는 감상과 공간의 조화를 위한 유물들이며, 마지막으로 다양한 용도의 보자기를 수록하였다.

삶과 함께 한 역사, 잊혀져가는 물건들

  이 책에서 다루어진 유물들은 아주 오래된 과거의 것에서부터 새로운 머리의 형태에 맞추어진 이발기구와 같이 현대의 유물까지 다양한 시대를 담고 있다. 한편 가께수리, 서간(書竿) 등과 같이 이제는 그 이름조차 낯설게 되어 사전에도 없는 다양한 물건들이 소개되어 있다. 이러한 물건들 역시 고유의 기능을 발전시켜 온 것이지만 바뀐 생활 속에서 잊혀져가고 있다. 그러나 그것을 통해 실현하려 했던 쓰임새와 기발한 생각들은 오늘의 생활에도 많은 시사점을 준다. 

  이러한 자료들은 현대 생활에서 멀어져간 생활문화를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해 줄 뿐 아니라, 이를 바탕으로 보다 정교하고도 정확하게 생활유물들을 재현해 낼 수 있는 기초가 될 것이다. 한편 전통문화를 담아내는 문화상품을 한 단계 발전시켜 현대적 감각의 기능을 갖춘 상품으로 개발하는데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발간 개요
-  책    명 : 『한민족역사문화도감-주생활』(CD-ROM 포함)
-  규    격 : 국배판
-  쪽    수 : 444면
-  표제어수 : 149항목
-  사 진 수 : 280점과 도안 193점(책) 2,244컷과 도안 250점(CD-R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