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기존의 이솝우화집에서 볼 수 없었던 신비의 인물, 이솝의 생애를 소설의 형식을 빌어 사실적으로 재현하였다. 그럼으로써 그동안 잘못 이해되었거나 굴절된 이솝과 이솝우화를 원래의 참모습 그대로 복원시키고 교정하는 생생한 자료가 되고 있다.
특히 그동안 인자한 현자의 모습으로 어린이에게 잔잔한 옛이야기를 들려주는 인물로 각인되었던 이솝이 비천한 흑인 노예 출신으로 등장하는 광경은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흑인 노예신분으로 곱추, 말더듬이이였던 이솝이 자신의 콤플렉스와 역경을 딛고 일어서게 되는 파란만장한 인생역정과 드라마같은 반전의 휴먼스토리로서의 이솝의 생애는 고대 피카레스크 소설의 기원으로 간주될 정도로 우화의 범주를 벗어나 소설로서의 위상과 문학성을 갖춘 문학사적 의미도 지니고 있다.
콜롬부스를 신대륙에 보냈던 이사벨 여왕의 도서목록에 의하면 1489년 판 이솝우화가 두 권 존재한다고 씌어져 있다. 그런데 그 중 하나는 분실되었고 이 책만이 남아 후대에 전한다. 따라서 이 책은 스페인 엘 에스코리알 도서관에 보관된, 스페인어로 완역된 이솝우화집으로는 가장 오래된 문헌이자 유일본인 셈이다.
이 책은 1489년 판 원본에 있는 '목판화'들을 그대로 재생하여 고서로서의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재생하려고 하였고, 활자매체인 책만이 갖는 정서적인 장점을 십분 살리고 있다. 한편 이 책에는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알폰소와 포기오의 이야기 모음집>, <이솝의 기괴한 이야기들>, <레미시오의 우화>, <아비아노의 우화> 등의 우화들이 총망라되어 있어, 말 그대로 우화의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우화집이라 할 만하다.

제1권
1. 이솝의 생애
2. 이솝우화 Ⅰ
3. 이솝우화 Ⅱ
4. 이솝우화 Ⅲ
제2권
5. 이솝우화 Ⅳ
6. 알폰소와 포기오의 이야기 모음집
7. 이솝의 기괴한 이야기들
8. 레미시오의 우화
9. 아비아노의 우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