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흑인문학의 고전인 알렉스 헤일리의 <뿌리>가 재출간됐다. 역자 안정효가 지난 1977년 번역한 책에서 자신이 채 작업하지 못한 부분(하권)을 재번역하고 덧손질을 가한 것이다. 쉼표가 많고 물처럼 흐르는 만연체가 특징인 원문의 문체를 살리고, 소리나는 대로 읽히는 흑인 특유의 어투를 새로 만드는 등의 작업이 수반됐다.

1976년 발표 당시 흑인들에게 '뿌리 찾기'에 대한 열풍을 불러일으킨 이 책은, 아프리카에서 아메리카로 이어진 미국 흑인의 역사를 본격적으로 다룬 최초의 작품으로 기억된다.

아프리카 작은 마을에서 평화롭게 살아가던 한 흑인 소년이 미국에 끌려와 이름을 잃고 비참한 노예의 삶을 살게 된다. 소설은 이후 그의 후손들이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삶을 이어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작가는 자신의 외할머니에게 들은 아프리카 조상 이야기에 10여 년 간의 자료 조사로 살을 붙여 이 책을 완성했다.

출간 이듬해 전미 도서상과 퓰리처상을 수상했으며, ABC 방송국에서 동명 미니시리즈로 제작되어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