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0년에는 의약분업 시행과 맞물려 역사상 초유의 의사 파업을 비롯한 의료대란이 있었다. 이 책은 주목과 비난을 동시에 받으며 사회에 파장을 일으킨 의사파업을 사회학적으로 분석한 연구결과이다.
사회학자인 저자 송호근 교수는 의사파업이 단순한 집단 이기주의의 산물이 아니라 의사와 약사의 권한 분쟁, 집권당 정치인들의 운동권적 실행 방식, 복지부 관료들의 획일주의적 성향, 시민단체의 정의감 등이 뒤엉켜 불거진 소모전이었다고 평가한다.
이번 사태로 인해 의사들은 직업적 정체성과 존엄성을 잃었고, 정부는 원칙 없이 흔들렸으며, 국민들은 의료비 인상과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한마디로 의료대란은 '패자(敗者)들의 전쟁'이었다는 것이다.
책은 크게 4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미국과의 비교를 통해 한국 의료현실의 모순을 드러내고 의약분업 분쟁에 개입하게 된 배경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2부에서는 한국의 의료현실을 비교론적 관점에서 분석하며, 의사와 국민들을 얽어매고 있는 국가규제의 정체를 밝힌다.
3부는 파업에 대한 분석이다. 역사사 최초의 의사파업은 '가진자의 파업'이란 점에서는 노사분규와 성격을 달리했지만, 파업의 조직적 측면에서는 많이 닮아 있음을 지적한다. 4부는 에필로그 형식으로 의약분업이 남긴 핵심적 쟁점들을 짚어보았다.

제1부 예고된 전쟁
주사 두 대, 항생제 여섯 알
분쟁에 휘말리다
허준도 떠날 나라
예고된 전쟁
제2부 한국의 의료현실과 의사
고립된 의사
의사라는 직업
의약분업과 재정위기
"시장친화적 혼합형"의 모순
의료의 정치경제학
제3부 파업! 파업!
포위망 뚫기
청년 의료인의 분노와 허탈한 귀향
언론과 여론정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