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덕스러운 ‘신의 요정, 카프리치오’가 인사동 갤러리에 나타났다.
작품에 틀이 없다, 까칠하다, 변덕스럽다. 지난 26일 서울 인사동 공화랑 갤러리에서 최성숙 화백(숙명여대 문신미술관장)의 개인전 기념행사 및 ‘문신예술의 신화-융합미학’의 출판을 기념하는 행사가 동시에 열렸다. 이날 행사장에는 각계각층 인사 300여 명이 참석하는 등 인산인해를 이뤘다.
최성숙 화백이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40여 점의 작품들은 모두 캔버스를 넘어 액자에까지 그 영역을 확대시켜 형식과 내용 면에서 이전의 작품과는 확실하게 다른 차원의 세계로 우리를 이끌고 있음을 깨닫게 해준다. 특히, 그녀의 작품에는 어릴 적 읽은 이솝우화의 동물들이 주인공으로 나와 클래식 악기와 조화를 이루며 무언의 메시지를 던진다.
김복영(본지 미술주간)은 최성숙 화백의 작품을 보고“이 세대가 공통하게 가진 죽음과 소멸의 상흔은 물론 제3공화국 이래 근대화와 물질사회화 과정에서 감내해야 했던 온갖 궁핍과 억압의 품목을 의식에 내재하고 있다.”라고 말하고, “카프리치오를 카오스에서 건져 캔버스 안에 복속시키려는 의지야말로 최성숙의 예술세계를 더 빛내주는 요인을 것”이라고 평한 바 있다.
'카프리치오'는 본래 일정한 형식에 구속되지 않고 자유로운 요소가 강한 기악곡으로 작가는 카프리치오와 같이 현실에서는 좀처럼 상상할 수 없는 자유롭고 행복한 꿈의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최성숙 관장은 답사에서 “이번 전시가 문신예술로부터 탈출을 하는 계기가 됐다.”라면서 “내년에도 열심히 작품 활동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열린 ‘문신예술의 신화-융합미학’ 출판기념회에서는 저자 김영호 교수(중앙대)가 단상에 나와 새로 출간된 책을 설명하고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김영호 교수는 이날 자리에서 “문신선생이 국내외 예술계에 특별하게 주목되고 있는 이유가 융합이라는 단어와 연관된다”라며 “융합이 뒤섞임이 아닌 제대로 개체성을 존중받으면서 서로 화합하고 배려하고 어우러질 때 발생하는 힘은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강타하는 힘이 될것이다“라고 말하고 ”상호간 배려와 융합 이러한 미학으로 엮어보게 됐다.”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문신선생의 친필원고 ‘작가는 오로지 작품으로만 평가된다.’(저자 문신, 엮음 문신미술관, page 288, 25,000원)와 최성숙 화백 도록 ‘신의 요정-카프리치오’(제작 월간미술세계, 25,000원)가 동시 발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