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언자>를 쓴 레바논의 작가, '동양의 지혜'로 불렸던 칼릴 지브란의 연서를 모은 책. 1919년부터 사망하기 1년전인 1930년까지, 역시 레바논 출신의 여성수필가 마이 지아다에게 그가 20년간 보낸 사랑의 편지를 담았다.
마이 지아다(1886~1931)는 이집트의 카이로에서 자라고 활동한 작가로 20세기 전반 아랍 여성문학계에서 두드러진 수필가였다. 그녀의 집은 아랍권 문학가들의 살롱 구실을 했을 뿐더러 그녀는 많은 문인과 영향을 주고받은 '뮤즈'였다.
실제로 만난 적은 한 번도 없이, 뉴욕과 카이로에 떨어져 살았던 두 사람이지만 책에 실린 편지들 속에는 확실한 '사랑'의 감정이 녹아들어 있다. 처음엔 동료로서의 존경심과 애정으로 시작된 서신왕래는 뒤로 갈수록 사랑과 그리움의 감정을 짙게 내비친다.
책에 실린 것은 칼릴 지브란이 마이(본명은 마리)에게 보낸 것 뿐이지만(편지의 소장자인 지아다 가문은 마이의 편지는 공개하기 거부했다), 어쩌면 한쪽 뿐인 편지이기 때문에 더 절절하고 안타까운 감정이 눈에 밟히듯 건져지는 지도 모른다.
칼릴 지브란은 마이 외에도 평생의 조력자였던 메리 하스켈, 첫사랑 할리 등의 여성들과 애정을 나누었다. 그러나 마이와의 애정은 특별한 종류의 것으로 보인다. 같은 아랍인이라는 공통의 영적 토대에서 시작된 교유는 신과, 자연과, 더 큰 자아를 공유하는 오누이같은 숭고함을 갈구하는 것이었음을, 무엇보다도 이 편지글들이 생생히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