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통사회의 아동 및 여성 연구의 대모,
1967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한 서울대 명예교수 유안진 시인이 민속으로 세상의 미래를 노래한 시집

 하룻밤 자고 일어나면 바뀐 세상에서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모든 것이 속도와 미래에 대한 예측으로만 결정되는 세상, 과연 지금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들은 행복한 것인가? 지난 시집 『거짓말로 참말하기』에서 요즘 젊은 시인들에게 전혀 뒤떨어지지 않는 감각을 선보이며 많은 이들에게 찬사를 받았던 유안진 시인의 민속시집 『알고(考)』가 출간되었다.
이 시집 한 권에 ‘우주’가 들어있다고 말하면 과장일까? 현대사회의 속도와 미래가 시작된 태초의 그곳, 『알고(考)』는 우주의 포근한 어둠, 한없이 작은 우리가 세상에서 제일 처음 웅크렸던 곳, 우리의 어머니의 관한 이야기다. 그 옛적부터 가졌던 어머니들의 고민과 눈물과 한(恨)은 현대의 우리들의 어머니가 가지는 그것과 다르지 않다.
하지만 전혀 주눅 들지 않은 경쾌한 어조로 시인은 노래하기에 읽는 내내 입가에서는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버스에서 유쾌하게 떠드는 아주머니들의 얘기에 킥킥거리며 귀 기울여 본 사람이라면, 어머니의 무릎을 베고 누워 어머니가 읽어주는 동화를 들으며 잠들곤 했던 사람이라면 이 시집을 읽는 동안에도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차례]
I
이웃사촌인가 봐 ──── 13
밥 퍼즐 ──── 14
시계 밥 줘라 ──── 16
시아비 버릇을 고치다 ──── 17
거풍, 남자들의 누드쇼 ──── 19
삼여, 밤과 비 오는 날과 겨울 ──── 21
나는 허파이다 ──── 23
알고(考) ──── 24
늘 다리가 문제이지 ──── 27
게를 배웠더라면 ──── 29
상처가 더 꽃이다 ──── 31
여름애첩, 부채냐, 에어컨이냐 ──── 32
마이크가 감기에 걸려 ──── 34
정당방위 ──── 36
봉황을 기다리라고 ──── 37
일요일의 의상 ──── 39
손(手)들이 사는 집 ──── 41
합장의 효 불효 ──── 43
옛날이 오는 날 ──── 44
엿 먹어라 ──── 46
몽고반점, 깨어나다 ──── 48
왜 하필 부처님 코였지? ──── 49
밤은 누구인가 ──── 51
정월 대보름 쉬다 ──── 52
최초의 페미니스트 ──── 54
신을 잃고 안경을 샀다 ──── 56
꼬리가 몇 개? ──── 58
 II
아내, 집안의 태양 ──── 63
어머니와 여자 ──── 65
첫날밤의 Y담 ──── 66
사대 오상(四大五常), 루머가 끝나다 ──── 68
각설이 품바패 ──── 70
반월성터의 달 ──── 72
오행의 어디쯤인가 ──── 73
거울인가 구닥다리인가 ──── 74
저절로 학교촌 ──── 76
동정곡으로 피는 꽃 ──── 78
웃음의 도 ──── 80
입살 맞아 태어났다지 ──── 81
백년손님이 기다리는 백년손님 ──── 83
석류로 말하자면 ──── 86
아파트의 금줄 ──── 88
 1촌 2푼의 깊이로 ──── 90
돌실 한 꾸리 ──── 92
금 글방집 ──── 94
할머니, 노고당신 ──── 96
조왕신에게 꿀 먹이다 ──── 98
생선접시 머리에 이고 ──── 100
까치소리 ──── 102
꿀밤이든 도토리든 ──── 104
손각시댁 울타리 ──── 106
여근암에 빌었구나 ──── 108
내 탓에 조상 탓까지 ──── 110
내 잠 속의 야상신화 ──── 112
딸은 달이었다 ──── 114
춘첩자와 귀밝이 술 ──── 116
 III
또섭이의 전화 ──── 121
 3은 최상의 부부 숫자 ──── 123
음떡과 양떡 ──── 125
두문동에 갇히다 ──── 127
지룡(地龍), 견훤의 아버지 ──── 129
발칙하다 요망스럽다 ──── 131
레이디 퍼스트의 증거 ──── 132
내 목의 승전기념비 ──── 134
서낭신과 최명길 ──── 135
제기차기와 축구 ──── 137
눈대접과 눈다래끼 ──── 138
마우스 ──── 140
손바닥 지도 ──── 142
토끼트럭을 따라가며 듣다 ──── 143
대보름날 개꼴 ──── 145
곰은 구멍 ──── 147
짜다, 천천히 올려라 ──── 149
대대손손 고깃국 먹을 비결 ──── 151
고양이 처방 ──── 153
상처와 미망인 ──── 155
왼손 오른손 가리지 않는다 ──── 156
겨울 남자 김시습 ──── 158
말씨를 수확하다 ──── 160
한글, 식전나절 통싯글이었다고? ──── 162
사투리에 바치는 헌사 ──── 164
 [해설] 오래된 미래의 시학 | 홍용희 ──── 1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