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이 뛰어난 문화유산과 더불어 다양한 자연유산이 어우러져 있는 복합유산의 도시라는 사실이 국립문화재연구소 ‘한국의 지질다양성-울산편’(사진)에서 다시 한 번 입증됐다.
문화재청 산하 국립문화재연구소(소장 김영원)가 진행하는 10년 장기 프로젝트 ‘한국의 지질다양성’ 2차 연구보고서 ‘울산편’에서 간월산 목재화석을 비롯해 그동안 울산에서 조사·규명되지 않았던 다양한 지질·지형 유산이 다수 공개됐다.
국립문화재연구소 공달용 박사팀은 2011년 10월부터 2012년 11월까지 울산 전역에 걸쳐 141건 이상의 지질다양성을 조사하고, 그중 24건에 대해 기술했다.
이번 보고서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대곡천 암각화군 일원’의 방대한 지질 유산이다.
공 박사팀은 “대곡천은 국보인 반구대 암각화와 천전리 각석 및 구곡문화 등 인문적 요소와 함께 공룡발자국 화석 12개소, 풍혈, 구하도 같은 자연적 요소가 공존하고 있는 곳”이라면서 “이곳의 자연유산에 대한 조사가 전무한 상태에서 일일이 걸어서 전수조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그중 공룡화석은 울산지역에서 확인된 공룡발자국(16곳·230개 이상)의 75%가 대곡천 일대에 분포하는 것으로 조사됐고, 대부분의 공룡발자국은 초식공룡(조각류·용각류)의 발자국이었지만, 육식공룡(수각류)의 발자국도 최소 3곳에서 확인됐다.
조사된 16개소 중 3개소(천전리·반구대·유곡동 공룡발자국 화석산지)는 현재 울산시 문화재 자료로 지정·관리되고 있다.
한편, 대곡천과는 별도로 태화강 ‘4족 보행 조각류 공룡발자국 화석산지’는 학술적으로 큰 가치를 지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금까지 발견된 것은 뒷발자국화석(2족)이라는 점에서 앞뒤발자국화석(4족)의 학술적 가치는 매우 중요하고, 무엇보다 태화강 공룡발자국은 국내에서 두 번째로 발견됐지만, 유일하게 현장에 보존된 4족 화석이라는 점에서 가치가 높다.
이 외에도 구전(口傳)돼 오던 풍혈의 실체를 확인한 것도 큰 성과다. 풍혈은 반구대 사면에 나타나며, 서로 약 60㎝거리를 두고 위치해 있다. 지난여름 자료수집장치를 통해 평균 10.1℃의 기온이 측정됐다.
이번 지질다양성 조사에서 또 다른 성과는 ‘화석’부분이다. 그동안 울산의 화석은 신생대 연체동물과 조개류가 주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번 조사에서 공룡발자국을 비롯한 간월산 목재화석과 같이 중생대 화석이 더 풍부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특히 간월산 목재화석은 세포구성과 형태, 미세 구조를 확인한 결과 연대는 중생대 백악기 말에 해당하는 것으로 밝혀졌고, 나무의 수종은 나자식물(침엽수)로 판명됐다. 또, 나무가 지면에 수직으로 서 있는 생존 당시 모습 그대로 매몰·보존된 현지성 화석이며, 목재 횡단면 원형이 거의 완전하게 보존돼 있어 가치가 크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