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적인 이미지로 모든 걸 한없이 기억하는 천재에 관한 심리탐구.
러시아의 신경심리학자 알렉산드로 R. 루리야는 어느 날 기억력 검사를 받고 싶다며 찾아온 신문사 기자 S라는 남자와 만난다. 처음에 별 기대 없이 검사를 하던 루리야는 이 남자의 기억력이 말 그대로 '무한하다'는 것을 발견한다. 자신의 기억력이 남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된 S는 전문 기억술사가 되어 관객 앞에서 자신의 비상한 기억력을 선보이는 것을 직업으로 삼고, 그의 기억력은 기억술의 과제를 해결해 가는 과정에서 더 풍부하고 놀라운 면모를 지니게 된다.

 <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는 루리야가 30년에 걸쳐 S와 계속 접촉하며 놀라운 기억력의 비밀을 하나하나 탐구한 것을 정리한 책이다. 1968년에 처음 간행된 이 책은 기억의 병리학에 관한 임상 보고서라는 점과 그 내용을 통해 기억 전반에 관한 우리의 이해의 폭을 넓혀 주었다는 점에서 고전이라고 할 수 있다. 탁월한 기억력에 관한 고찰을 넘어, 기억의 기능부전 현상과 이상발달 현상을 함께 살펴본다.

또한 저자는 극단적으로 잘 발달된 기억력이 인간의 성격과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밝히고 있다. 기술적인 관찰뿐만 아니라 심리학자로서, 그리고 의사로서 자신의 환자가 겪는 인간으로서의 고뇌를 인식하고 공감하면서 한 사람에 대한 인간적인 해석을 전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