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죽음·운명]은 근대적 주체의 죽음을 선포함으로써 실천론적인 방향에서 '묵시록적 철학'으로 이해되고 있는 현대철학이 들뢰즈에 이르러서 새로운 가능성의 장으로서 '객관적 선험의 철학'으로 탄생되는 과정을, 스토아 철학, 들뢰즈, 블랑쇼, 보르헤스 등을 가로질러 동북아사상의 선(禪)과 도가로 연결시킴으로써 탈주체적 철학의 실천철학적 맥락을 명쾌하게 제시해주는 새로운 접근의 철학서이다.
이화여대 대학원 특강 형식으로 시작된 이 시리즈(전2권)의 전편인 '시뮬라크르의 시대'가 들뢰즈의 핵심저서인 '의미의 논리'의 철학적 뼈대라 할 수 있는 '사건의 존재론' 에 대한 내용을 정확히 전달하기 위하여 아주 일상적인 예들을 가지고 기본 개념들과 기본 논리들을 설명하였다면, 이 책은 '의미의 논리'의 단순한 해설서가 아니라, 스토아 철학을 현대적 맥락에서 부활시킴으로써 고대적 사유와 현대 사유의 새로운 제휴를 모색한 들뢰즈는 물론, 다수의 구조주의, 후기구조주의 사상가들이 언급하고 있거나 맥락 속에서 일치되고 있는 선불교와 들뢰즈를 비교한 본격적인 연구서로서 세계최초의 작업이기도하다.
들뢰즈를 비롯해 후기구조주의 사상가들의 서술방법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철학적 뼈대'와 '과학적인 살', 그리고 '문학이나 예술적인 피' 이 세 요소의 장점을 '시뮬라크르 시대'에서는 철학적 뼈대만을 강조하여 집중적으로 서술하였고, [삶, 죽음, 운명]에서는 그 추상적 뼈대에다 여러 가지 내용들, 다양한 철학자들의 사상과 문학가 및 예술가들의 실천들을 채워 넣음으로써 '의미의 논리'를 다면적으로, 다채롭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줌은 물론이고, 서양 현대철학과 동북아 현대철학의 새로운 접맥으로서의 가능성을 명료하게 제시하였다.
그뿐 아니라 현대에 와서 쇠락한 선(禪)을 재부활, 현대화하였다는 점, 또 이기론(理氣論)등 우리의 전통사상과 연계하여 접점을 발견하였다는 점 등으로 볼 때 이 책의 가치는 현대 한국철학사에 큰 획을 그을 만하다고 할 수 있다.
지은이 이정우는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을 졸업했으며 그후 전공을 바꾸어 철학을 공부했다.미학,그리스 철학,프랑스 철학을 공부했으며 1985년에는 아리스토텔레스와 갈릴레오의 비교로 석사학위를, 1994년에는 미셸 푸코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현재는 이화여자대학교에 출강중이고 현대 프랑스 사유와 동북아 사유를 통합하는 새로운 사유를 구상하고 있다.
이 책은 전세계에서 처음으로 시도된 들뢰즈와 선불교를 비교한 책으로서 이미 필자에 의해 영역,불역 작업이 시작되었고, 프랑스 및 구미 학계에 본격적으로 소개될 예정이다

1강. 익살
2강. 사건
3강. 운명
4강. 시간
5강. 긍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