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용 : 다른 사람들에게 행위나 판단의 자유를 허락하는 것. 자신의 견해 또는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견해와 행동양식에 거스르는 일을 편견 없이 끈기 있게 참아내는 것"(브리태니커 백과사전)

이 책은 고대 그리스와 로마, 카톨릭과 개신교 사이의 종교전쟁, 스피노자와 볼떼르, 프랑스 혁명 등을 통해 이러한 '관용(tolerance)'의 정신에 도달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투쟁하고 피를 흘렸는지를 역사적으로 보여준다. 주로 '종교'를 통해 관용의 역사를 살펴보는 이 책은 기존의 역사와 인물들을 새롭게 읽을 수 있는 여러 틀을 제공한다.

먼저 책은 다른 역사책에서 소홀히 다뤘던 많은 인물들을 '관용 정신의 영웅들'로 등장시킨다.

"각 개인들이 궁극적인 진리를 찾기 위해 어떤 길을 따라가는가가 뭐 그리 중요한가? 해답에 이르는 길이 오직 하나여야 한다고 말하기에는 존재의 수수께끼가 너무나 크다."고 말하며 기독교와 이교도 사이의 화해를 주선했던 퀸투스 아우렐리우스 시마쿠스, 안디옥의 기독교도 군중들로부터 돌멩이와 진흙 세례를 받고도 "어떤 순교자도 만들지 말라"며 종교적 관용 정책을 지속한 율리아누스 황제(재위 361∼363), 16세기 이탈리아의 자유 사상가 소치니 집안, 볼떼르, 디드로, 레씽 등이 바로 그러한 예.

그러나 관용의 역사는 불관용에 대한 투쟁의 역사이기에 책은 앵똘레랑스(불관용)에 대해서도 비중있게 다룬다. 초기 기독교의 건설자인 바울과 바나바, 기독교를 합법화함으로써 오늘날 카톨릭에서 '성인'의 반열에 올라있는 콘스탄티누스 황제 등에 대한 재평가가 대표적이다.

먼저 바울과 바나바의 경우, 저자는 그들이 유일신앙을 바탕으로 다른 모든 신앙과 믿음을 이교, 이단, 우상숭배로 배척했다고 평가하고 또 콘스탄티누스 황제의 기독교 합법화는 자신의 경쟁자에 대항하기 위해, 기독교인들의 지지를 얻으려한 지극히 정치적인 결정이었다는 것. 이 외에도 책은 로마제국 초기 기독교의 이교도 학살, 종교개혁 등을 통해서도 불관용의 역사를 차례로 읽어낸다.

그러나 불관용의 역사가 어디 과거에만 존재했을까? 남녀차별, 지역감정, 편협한 국수주의와 민족주의 등 상하좌우의 온갖 억압 속에서 살아가는 지금의 현실 또한 이 같은 불관용의 역사가 '현재진행형'임을 잘 보여준다. '관용'이라는 이 책의 메시지가 관념적으로 다가오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프롤로그

1. 무지의 왕국
2. 그리스인들
3. 구속의 시작
4. 신들와 황혼
5. 투옥
6. 생의 순수함
7. 종교재판소
8. 진리가 궁금했던 사람들
9. 출판물과의 전쟁
10. 역사 쓰기 일반과 이 책 쓰기의 특수함에 관하여
11. 르네상스
12. 종교개혁
13. 에라스무스
14. 라블레
15. 구시대를 위한 새 표지판
16. 재침례교도
17. 소치니 집안
18. 몽떼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