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 들풀, 뒷산 너른 여백에 담긴 우리 삶의 아름다운 기억. 박제된 추억의 자연이 아닌 '생활 속에 부대끼며 살아가고 있는 자연'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어린시절을 보냈던 생활의 터전이자 세계관을 만들어 준 곳, 예민한 감수성을 배우게 해주고 건강한 살을 꾸려가는 방법을 알려준 자연에 대해 저자의 추억과 삶을 이야기하고 있다. 자연과 함께 했던 25가지 추억 이야기를 통해 옛 기억을 떠올리고, 또 그 곳에서 느꼈던 작은 것에 대한 기쁨, 진정한 삶의 즐거움에 대해 말하고 있다. 또, 자연을 닮은 편안한 그림들을 담아 자연의 느낌을 표현하였으며, 자식들에게도 부모 세대의 생각과 감성을 함께 들려 줄 수 있다.      

1장 리어카에 모굿대 싣고 새벽장으로
 리어카에 모굿대 싣고 새벽장으로
 소나무의 살아가는 힘을 믿는다
 창포물로 맑게 단장한 할머니 얼굴
 눈보라 치던 날, 연방죽 앞에서
 모시 송편의 고운 얼굴
 마랭이죽 장수법
 새색시 닮은 고운 동백꽃

2장 감꽃 목걸이 만들어 목에다 걸고
 삐비 한 주목 뽑아 주머니에 넣고
 감꽃 목걸이 만들어 목에다 걸고
 봄날 늦도록 뽕잎 찾아 들로 산으로
 내겐 바나나보다 맛있는 으름
 꽃밭에 서면 꽈리가 불고 싶다
 할머니 품속처럼 아늑한 차나무 숲

3장 버들피리 불던 날
 뒷간에 던져두는 오동나무 잎
 골풀에 메뚜기 꿰고 붕어 꿰어
 자귀나무 토끼잡이
 탱자나무 울타리
 온 동네 떠들썩한 질경이 꽃대싸움
 버들피리 불던 날
 붉은 자운영 꽃밭에 누워

4장 소들은 제가 먹지 못할 풀은 알아본단다
 비 오는 날 피 뽑는 일
 논두렁에 개왕골, 논배미에는 참골
 뒷동산 아까시나무
 짭짤한 용돈벌이 풀 반하
 소들은 제가 먹지 못할 풀은 알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