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천태종 역대 고승들의 전기 자료를 모아 한글로 번역한 책 〈천태역대조사전-중국편〉이 나왔다. 현재 번역된 자료뿐만 아니라 아직 번역되지 않은 자료들이 포함돼, 중국 천태종 역대 조사들에 대한 이해 증진은 물론 남북조부터 송대에 이르는 중국불교 역사와 사상사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원각불교사상연구원이 편찬하고 천태종 출판부가 발행한 이 책은 천태종통을 확립하기 위해 현재까지 전해오는 중국과 한국 천태종 관련 역대 조사들의 각종 전기 자료들을 모아서 번역한 것이다. 상권인 중국편과 하권인 한국편으로 나눠져 있으며 이번에 중국편이 나왔다.

책은 전기자료집 성격을 띠고 있다. 즉 천태종 조사들의 생애를 살펴볼 때 반드시 참고해야 할 여러 가지 원전(原典) 자료들을 모아서 번역하고 역주를 달아 원문과 함께 수록했다. 따라서 동일 인물의 전기 자료들 사이에 상통하는 내용뿐만 아니라 상충되는 부분들도 비교해 확인해볼 수 있도록 했다.

책에는 용수보살ㆍ북제혜문ㆍ남악혜사ㆍ천태지의ㆍ장안관정ㆍ법화지위ㆍ천궁혜위ㆍ좌계현랑ㆍ형계담연ㆍ흥도도수ㆍ지행광수ㆍ정정물외ㆍ묘설원수ㆍ고론청송ㆍ정광의적ㆍ보운의통ㆍ법지지례ㆍ천축준식ㆍ남병범진ㆍ자변종간 등 20명의 중국 천태 조사들의 생애가 담겨 있다.

이 조사들의 전기는 당나라 도선이 저술한 〈속고승전〉이나 송대 찬녕이 기록한 〈송고승전〉에 수록돼 있으며, 천태종의 기록물인 〈석문정통〉ㆍ〈천태구조전〉ㆍ〈불조통기〉 등에서 더욱 자세히 볼 수 있다. 특히 세 가지 천태종의 저술에 실린 전기의 내용은 대동소이하지만, 광략(廣略)과 차이점 등을 비교해볼 수 있도록 가능한 책에 함께 수록했다. 〈속고승전〉이나 〈송고승전〉 등 일반적인 고승전과 천태종단 내의 기술을 비교해보면 한 인물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와 종단에서의 평가 차이를 발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천태종을 실질적으로 창종한 천태지의의 경우 〈불조통기〉ㆍ〈속고승전〉ㆍ〈천태구조전〉ㆍ〈법화사기연기〉를 비롯해 그의 대표적 전기인 〈수천태지자대사별전〉과 〈국청백록〉에 수록돼 있는 ‘천태산국청사지자선사비문’을 번역해 소개했다.

천태종 총무원장 도정 스님은 간행사에서 “이번 불사를 통해 중국의 천태 지자대사로부터 해동의 상월대조사에 이르는 천태의 종통을 다시 한 번 확고히 하며, 역대 천태종 조사들의 높은 가르침을 되새기는 기회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밝혔다.

〈천태역대조사전-중국편〉  나오기까지

 현존하는 대장경에 역대 고승들의 전기가 여러 가지 전해지고 있으며, 그 중 일부는 우리말로 번역돼 한글대장경에 수록돼 있다. 대표적인 것이 양나라 혜교가 찬술한 〈고승전〉과 당나라 도선이 저술한 〈속고승전〉이다.

선종의 경우 〈능가사자기〉ㆍ〈경전전등록〉ㆍ〈역대법보기〉 같은 자료들이 한글로 번역돼 중국 선종의 인물들과 역사에 대해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천태종의 경우 〈천태구조전〉ㆍ〈불조통기〉 같은 전기류가 있었지만 아직 번역되지 않아 중국 천태종의 인물과 역사에 대해 기본적이고 개괄적인 수준으로만 알려졌다.

1966년 한국 천태종 중창을 선언한 이래 간략하게나마 천태 종통을 정리한 것으로 〈천태종통기〉가 있었다. 1983년 천태학연구회장을 역임했던 조명기 박사의 책임 아래 김영태 동국대 명예교수가 책임 집필한 것이었다. 중국 천태종 역대조사 18명과 한국 천태종이 열리기 전 14명 및 개종 이후 28명의 조사들에 대해 간략하게 기술한 것으로, 분량은 적지만 우리 불교학계에서 중국과 한국의 천태종통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유일무이한 자료였다.

2008년 천태종 본산인 구인사에 천태종역대조사전을 완공하고 기념으로 〈천태종역대조사전 봉안조사행장도록〉을 발간했다. 역대조사전에 봉안된 인도 용수존자를 비롯해 17명의 중국 천태조사들과 18명의 한국 천태조사들의 간략한 행장이 실린 것으로, 이전의 〈천태종통기〉를 다시 약술한 정도에 그치는 것이었다. 

이러한 가운데 원각불교사상연구원은 천태종통을 확립하기 위한 사업의 일환으로 현재까지 전해오는 중국과 한국 천태종 관련 역대 조사들의 각종 전기 자료들을 모아 번역하는 작업을 기획했다. 그 첫 번째 결과물이 〈천태역대조사전-중국편〉이다.

목차
간행사／천태의 종통(宗統)을 밝히다 = 4
해제／천태 역대 조사들의 행록(行錄)을 엮으며 = 6
일러두기 = 14
용수보살(龍樹菩薩) (1)
불법을 크게 홍포하고 외도를 굴복시키다 : 용수보살전 = 24
나무아래서 태어나 용궁에서 도를 이루다 : 불조통기 5 = 37
천태가의 고조(高祖)로 모시다 : 불조통기 6 = 46
술법을 버리고 용궁에서 불도를 이루다 : 천태구조전 = 49
북제 혜문(北齊 慧文) (2)
한 마음 가운데 세 지혜 얻음을 보아 깨치다 : 불조통기 6 = 64
오로지 대지도론에 의지하여 불이법문에 들다 : 천태구조전 = 71
대승을 공부하여 하회(河淮)에 홀로 거닐다 : 마하지관 1 = 74
남악 혜사(南岳 慧思) (3)
법화삼매 깨달아 지의에게 법을 전하다 : 불조통기 6 = 78
남북의 선종에서 그의 가르침을 이어받지 않은 이가 드물다 : 속고승전 17 = 99
무명옷에 쑥솜으로 바람과 서리를 막다 : 천태구조전 = 117
천태 지의(天台 智顗) (4)
대소산에서 안락행을 닦고 화정봉에서 마(魔)를 항복받다 : 수천태지자대사별전 = 136
바라제목차가 스승이며 사종삼매가 너희를 이끌어 주리라 : 불조통기 6 = 212
진왕에게 보살계를 주고 지자대사의 시호를 받다 : 속고승전17 = 266
일곱 살에「보문품」을 한 번 듣고 외우다 : 천태구조전 = 312
이 산에서 머무르다 이 산에서 생을 마치리라 : 천태국청사지자선사비문 = 321
법화 원교의 뜻을 깊이 깨달은 이가 있었던가 : 법화사기연기 = 355
장안 관정(章安 灌頂) (5)
수선사에서 지자선사의 시자가 되다 : 불조통기 7 = 360
도솔천 보좌(寶座)에 한 자리가 비다 : 속고승전 19 = 368
법화경 읽고 향을 사루니 멀리서 향내를 맡고 병이 낫다 : 천태구조전 = 382
전란과 주림 속에서 기록하고 또 기록하다 : 석문정통 2 = 396
법화 지위(法華 智威) (6)
전생에 지자선사 앞에서 원을 세워 천태 6조에 오르다 : 불조통기 7 = 408
선정과 지혜를 균등히 갖추다 : 송고승전 6 = 415
석성사 장안선사에게 심요를 받다 : 천태구조전 = 418
천궁 혜위(天宮 慧威) (7)
작은 위선사［小威師］라 불리다 불조통기 7 = 422
말씀과 행동이 일치하고 말과 침묵이 상통하시다 : 천태구조전 = 425
좌계 현랑(左溪 玄朗) (8)
바윗돌과 샘물로 어두움을 씻고 구름과 소나무로 세속의 몸을 버리네 : 불조통기 17 = 428
좌계암에 은거하며 12두타를 행하다 : 송고승전 26 = 435
울다라 한 벌로 사십년을 지내고 니사단 하나를 죽을 때까지 바꾸지 않다 : 천태구조전 = 443
이름난 향나무는 해안가에 뿌리를 뻗으니 : 불조역대통재 13 = 450
도솔천에 나기를 소원하니 하늘에서 사리가 떨어져 감응하다 : 석문정통 2 = 454
형계 담연(荊溪 湛然) (9)
꿈에 승복을 입고 두 바퀴를 곁에 끼고 큰 강에서 노닐다 : 불조통기 7 = 466
짧은 시간에 어떻게 그런 큰 불사를 할 수 있었을까 : 송고승전 6 = 476
삼학을 깊이 연구하여 온갖 의문들을 태양처럼 녹이다 : 천태구조전 = 484
흥도 도수(興道 道邃) (10)
일본의 최징(最澄)에게 법을 전하다 : 불조통기 8 = 494
담연이 지관보행을 위임하여 널리 펼치다 : 송고승전 29 = 499
원돈의 종지를 배워 기린의 뿔처럼 도업을 성취하다 : 천태구조전(부) = 502
지행 광수(至行 廣修) (11)
날마다 경을 외고 하루 여섯 번 참법을 행하다 : 불조통기 8 = 508
정정 물외(正定 物外) (12)
오곡이 무르익으면 나를 끌어내라 : 불조통기 8 = 512
묘설 원수(妙說 元琇) (13)
기이한 스님 열 사람이 밖에서 들어와 : 불조통기 8 = 516
고론 청송(高論 淸竦) (14)
종일토록 높이 논함을 그치지 않다 : 불조통기 8 = 520
정광 의적(淨光 義寂) (15)
석가의 한 길 육 척 옷으로 미륵의 백 척 몸에 걸치다 : 불조통기 8 = 524
해외로 천태전적을 구해오도록 하다 : 송고승전 7 = 531
꿈에 관음의 몸과 한데 붙어 떨어지지 않다 : 사명존자교행록 7 = 552
법화경을 배워 한 달 만에 외다 : 신수과분육학승전 8 = 559
보운 의통(寶雲 義通) (16)
중생을 이롭게 함이 왜 반드시 계림이어야 합니까 : 불조통기 8 = 566
사명존자와 부자지간되어 상법(像法)시절에 일가를 중흥시키다 : 보운진조집 = 573
법지 지례(法智 知禮) (17)
동쪽으로 정벌하고 서쪽으로 무찔러 가르침의 바다를 다시 맑히다 : 불조통기 8 = 632
꿈에 의통법사의 머리를 관통해 왼팔에 걸치고 가다 : 사명존자교행록 7 = 656
천축 준식(天竺 遵式) (18)
진공(眞空)이 과거장이요 대각(大覺)이 관직이로다 : 불조통기 10 = 660
비린내 나는 제사를 재(齋)로 바꾸다 : 심진문집 12 = 682
남병 범진(南屏 梵臻) (19)
토론 때마다 높은 대를 세우고 붉은 깃발을 걸게 하다 : 불조통기 12 = 702
자변 종간(慈辯 從諫) (20)
고려 의천에게 법을 전하다 : 불조통기 13 = 710
곤륜산 꼭대기에서 손을 놓아버리니 비로자나 굴에서 본디 움직인 적 없었네 : 석문정통 6 = 713
바람도 없는데 물결을 일으키네 : 속전등록 19 = 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