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범패를 비롯 인도 티벳 일본 중국등 동양의 불교성악과 그 문화를 조명하는 국제학술회의가 열린다. 국립국악원(원장 윤미용)은 오는 9월1일부터 이틀간 국악원 소극장에서 6개국 학자들을 초청해 ‘동양불교성악과 문화’ 주제로 제4회 동양음악학 국제학술회의를 개최한다. 이번 학술회의는 각국의 불교음악의 역사와 현주소를 총체적으로 조명한다는 취지외에도 불교음악을 통해 각국 불교문화의 특질을 살펴볼수 있다는 점에서 학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각국 학자들의 발표논문을 미리 입수해 소개한다. 〈편집자주〉 인도: 유파별로 명맥 … 네팔엔 172곡 비전 리트윅 산얄(인도 바라나스 힌두대학교 교수) 힌두어 ‘드루빠드’는 후렴의 기능을 가진 부분으로 노래부르기 위한 짧은 시를 의미하는데 북인도에서 가장 오랜 전통을 갖고있는 전통 종교음악이 ‘드루빠드’이다. 드루빠드는 양식별로 유파들을 통해 전해온 것을 특징으로 한다. 이 가운데는 19대에 걸쳐 제자들을 통해 전승해온 ‘다가르’ 전통을 비롯 ‘드르방가’ 전통, ‘비슈느뿌르’ 전통, ‘베띠야 전통’, ‘탈완디’전통외에 사원에서도 전통을 보존하고 있는 곳이 있다. 인도음악은 반(半)음악적인 영창과 음악적인 서창(敍唱)의 두가지 경향을 띠는데, 영창의 경우 인도에는 현존하지 않는다. 네팔의 불교음악은 ‘챠르야’이다. ‘챠르야’는 13세기 후 인도에서 불교가 붕괴되었을 때 ‘카트만두’ 계곡에 남은 불교유파들이 의식과 명상과정에 이용하면서 보존됐다. 172개의 노래들이 있고, 비전(秘傳)되고있다. 중국: 북·피리 사용, 청나라때 기보 많아 티엔칭(田靑,중국음악연구소 연구원) 불교가 가장 흥하던 북경에서는 지화사(東城智化寺)의 음악을 대표하는 ‘경음악(京音樂, 도시의 음악이라는 뜻)’과, 북경의 교외와 농촌에서 유행하는 ‘겁음악(怯音樂, 촌스런 시골 음악)이 있었다. 경음악은 우아한 풍격에 당 송 명 청대의 음악이 많이 보존돼 있고, 지금까지 송나라 악보의 기보법과 비슷하다. 반면 ‘장광천악사(張廣泉樂社)’는 오랫동안 북경의 교외에서 불사를 거행하였고, 교외농민들의 사랑을 받았다. 두 유파는 악대 편제가 같으며 모두 관악기와 타악기를 사용하는데 타악기를 더 중시했다. 1953년까지 지화사에는 예승(藝僧)이 19명이나 남아있었고, 제자모집과 훈련이 엄격해 절에 들어간 후에는 반드시 7년동안 엄격한 훈련을 받아야 했다. 중국의 불교음악은 50년대 ‘문화대혁명’ 기간을 거쳐 크게 위축당했다. 그러다 1986년 살아있던 예승들을 중심으로 ‘북경불교음악단’이 창립돼 두 유파의 전통을 모두 계승하고 있다. 일본: 무로마찌 시대 악보 제작 활발 아라이 코준(新井弘順) 일본의 전통적인 불교성가를 ‘쇼묘(聲明)’라 한다. 쇼묘의 존재가 확실해지는 것은 752년, 동대사대불(東大寺大佛) 개안공양(開眼供養)에서 4곡이 불려지면서이다. ‘패(唄)’, ‘산화(散華)’, ‘범음(梵音)’, ‘석장(錫杖)’이 불려졌다. 그후 9세기초에 구카이(空海)에 의한 진언(眞言)쇼묘가, 중엽에 엔닌에 의한 천대(天臺)쇼묘가 제각기 중국에서 전해졌다. 헤이안 말부터 가마꾸라시대에 쇼묘는 최전성기를 맞았다. 음률 기보법 악보집 연주법 음악관 전승법등이 체계적으로 정비되었고, 쇼묘는 심담(審曇)이라 불렀다. 무로마찌 시대에는 악보의 간행이 활발하였는데 1472년 발간된 ‘성명집(聲明集)”은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인쇄 악보집이다. 일본에서 쇼묘는 메이지유신 이후 쇠퇴했다. 그러다 1960년 이래 쇼묘가 일본 음악의 원류로서 재발견되어 행해지고 있다. 쇼묘는 12반음으로 만들어진 음명으로 십이율 이라 한다. 대부분은 일정한 박절을 지니지 않고, 오음이 선율적 특성이 있다. 티벳: 호랑이 울음소리 흉내내 만들어 엘리스 에게드(레디오 프리 아시아 편집장) 티벳의 불교음악 드비앙(dbyangs)관련 가장 오래되고 유일한 기록은 13세기 티벳의 종교 및 정치 지도자인 싸-스카야(Sa-skya)종파 3대주교인 판디타의 음악논문에 나와있다. 그는 이 논문에서 인도의 음계는 티벳의 성가에 적용할수 없음을 밝히는데, 이유는 티벳어와 샨스크리트어의 언어와 억양의 차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음의 고저변화, 큰소리, 공명등이 뒤섞여 부드럽고 지속적인 파동과 같은 음조로 구성되어 있다.최초로 드비앙이 작곡될때는 호랑이의 으르렁 거리는 소리를 흉내내었다는 기록이 있다. 8개의 울림음은 주로 벽사(酸邪, 삿된 것을 쫓는)와 연관된 것으로 각각 암호랑이, 개, 말, 황금새, 앵무새, 사자, 용, 뻐꾸기의 울림소리를 흉내내어 만들었다. 이는 모두 인도음악에서 파생된 것이 아니라 티벳 고유신앙인 본포(Bon-po)에서 유래된 것이다. 몽고 : 유목민 특색 살린 13곡 성가 전해 쟈무스(중국중앙민족대학 연구원) 신도들이 종교의식을 거행할 때 부르는 대표적 노래가 ‘조성가(朝聖歌)’이다. 이 가곡은 통상 쓰는 오성음계를 쓰지않고, 칠성음계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조성가와 ‘천수관음송’은 아마 13-4세기의 작품으로 추측된다. 몽고족의 불교가곡은 서사가곡이 많이 있는데 대부분 불교의 본생이야기, 고승 이야기 역사 등이다. 예를 들면 ‘목련구모(木蓮救母)’, ‘당승취경(唐僧取經)’등이다. 원나라 때, 스님들이 궁중에서 거행한 성대한 ‘화엄해회(華嚴海會)’의 법사(法事)는 몽고의 황제를 위하여 기원하고 축복하는 것을 분명히 하였다. 청나라 궁중음악중 ‘몽고가곡’에는 13개의 불교성가가 있다. 위의 가곡은 모두 단조(短調)음악이다. 음률은 간단하고 같은 음의 반복이 많이 사용되고 있다. 몽고족 사람들은 불교음악을 받아들였지만 초원적인 특색을 가진 불교음악으로 재창조해 다른 민족의 불교음악과 완전히 다른 불교음악으로 만들었다. 한국: 공식 기록은 ‘진감선사탑비’가 최초 권오성 한양대 교수 범패에 관한 최초의 기록은 하동 쌍계사의 ‘진감선사대공탑비문’에 보인다. 진감선사가 당에 갔다 범패를 배워 귀국한 후(830년) 옥천사(지금의 쌍계사)에서 수많은 제자들에게 범패를 가르쳤다는 기록이 그것이다. 그러나 진감선사 이전에도 신라에는 이미 범패가 있었다. 월명사의 도솔가에 범성은 부를수 없지만 향가는 부를수 없다고 하여 범성(梵聲)이 존재했음을 시사한다. 일본에 불교음악을 전한 옌인(圓仁)이 적산원에서 당풍(唐風, 당나라의 범패), 향풍(鄕風, 신라의 범패)등이 불리워 지고 있다고 기록하고 있어 이미 신라에서 범패가 불리워졌음을 말해준다. 조선 세조대 한학자인 김수온이 쓴 〈사리영응기〉에 의하면 조선시대 범패에 사용됐던 악기는 29종, 악공은 45명이며, 그외에 죽간자 2인 , 가자 10이, 집화무동 10인으로 되어있어 큰 규모였음을 말해준다. 〈사리영응기〉에는 또 당시 사용했던 악기가 동고, 동발(바라), 소동경(銅磬)등 타악기에 거문고 가야금 장구 아쟁 피리 퉁소등이 포함돼 있었다고 적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