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세기 조선의 대학자이자 정치가였던 소재(蘇齋) 노수신(盧守愼) 선생(1515~1590)의 탄생 500주년을 맞아 그의 업적을 기념하는 행사가 한국에서 크게 열린다. '소재노수신선생학술문화진흥회'는 이와 관련한 보도자료를 내고 소재 선생 탄생 500주년을 계기로 미주한인사회에서도 널리 조명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소재 선생은 중종·선조 대에 활동했던 대학자로 당대의 거유(巨儒)인 이언적·이황·김인후 등과 학문적 교유가 깊었으며, 19년간의 진도 유배기에도 학문적 사유와 저작 활동을 쉬지 않았다. 유배가 해제된 이후에는 이조판서·대제학·우의정·좌의정·영의정에 올라 국정을 주도하였던 경세가였다.

특히 소재 선생은 육왕학(陸王學)을 받아들이는 등 당시의 주류사상과 거리가 있는 독보적인 사상가의 면모를 지녔다고 진흥회 측은 전했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최진덕 교수는 "주자학에 대한 깊은 이해로 주자학 공부론이 가지는 한계를 넘어 양명학으로 넘어간 최초의 학자"라고 평했다. 최 교수는 "주자학의 최종 목표는 성인이 되는 것인데 지적인 공부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깨닫고 마음 공부를 중심으로 나아간 학자가 소재 선생이었다"고 말했다.

소재 선생은 16세기의 학문과 정치에서 특출한 위상을 지닌, 민족사적으로 중요한 인물이지만 일반인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소재노수신선생학술문화진흥회는 소재 선생의 학문과 정치에 대한 연구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지원함으로써, 소재 선생의 학문세계의 깊이를 재확인하고 이를 현대 사회에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자 2014년에 설립됐다.

소재 선생의 고향은 경상북도 상주로 묘소를 비롯해 그를 섬기는 도남서원 과 봉산서원, 종택이 그곳에 현존한다.

올해는 소재 선생 탄생 500주년이 되는 해여서 진흥회는 한국사상사학회·한국한문학회와 공동으로 '기념 학술대회'를 오는 24일(금) 고려대학교 백주년기념관에서 개최한다.

또한 상주문화원과 공동으로 '소재 노수신 선생 시비 제막식'을 5월 6일(수) 상주 봉산서원에서 거행하며, 또한 '소재 노수신 선생 탄생 500주년 기념 강연회'를 5월 6일(수) 상주문화회관에서 개최한다.

 '소재 노수신의 사상·정치·문학의 새 지평'이란 주제로 열리는 학술대회를 통해 16세기의 독보적인 사상가인 그의 학문세계를 재조명한다. 발표자는 이동환 고려대 명예교수, 문석윤 교수(경희대), 정호훈 교수(서울대), 최진덕 교수(한국학중앙연구원), 신향림 교수(고려대) 등 대가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