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담이 눈뜰 때>, <너희가 재즈를 믿느냐?>, <너에게 나를 보낸다>의 저자 장정일의 일상의 단상을 5장에 걸쳐 수록한 책이다. 실험적인 형식과 독특한 문체로 문단에 새로운 흐름을 형성했던 그답게 이번 단상집에서도 '장정일'표 '불온 문학'적 특징은 여실히 보여준다.
　
'무임승차 - 컴퓨터 - 식습관 - 자의식 - 용기 - 감옥…'. 수록 순서에서도 보듯이 저자는 일상과 자신의 체험에서 구한 소주제에 대해, 적게는 두어 줄에서 많게는 수 페이지에 걸쳐 자유롭게 생각을 개진해 나간다. 이를테면 '위조지폐'라는 소주제에 대한 단상에서, 저자는 작가가 책을 쓰고 그것을 출판하는 행위 자체가 한국은행의 허락 없이 저자에게 지급되는 인세 만큼의 지폐를 공공연히 제작 통용하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작가는 독자적인 의미와 가치를 통용시키는 당당한 위조지폐범이라는 것이다.
　
그 외에도 <삼국지>를 내놓게 된 사연과 그 과정, 영화 감상문, 그로테스크하고 에로틱한 느낌을 주는 신작시 「검은 색 통굽 구두」연작시를 비롯한 6편의 시를 수록하고 있다. 공고한 체제의식을 조롱하고 전복시키는 당당한 '위조지폐범'의 독설을 통해 일종의 정화를 느끼게 하는 책.

1. 아무 뜻도 없어요
2. 신작시
3. 전영잡감電影雜感
4. 삼국지 시사파일
5. 나의 삼국지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