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실 마을은 경상북도 북동부 지역의 깊은 산골짝 영양군 일월면에 자리하고 있다. 태백산맥이 한반도 등줄기로 내려오다가 소백산맥이 갈빗대처럼 서쪽으로 뻗어나가는 갈림목, 바로 그 남서쪽 첫 번째 골짜기가 영양이고, 그곳에 바로 주실 마을이 있다. 물론 그곳은 첩첩산중이라 숨이 턱 막힐 만큼 좁으니, 풍요한 살림을 일굴 만한 넉넉한 토지라고는 꿈에서조차 찾을 수 없는 곳이다. 그런데 이 마을에서 한국사에 독보적인 자취를 남긴 인물들이 쏟아져 나왔으니, 모두들 감탄해마지 않았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무엇이 그러한 역사를 만들게 했는지 한결같이 의문을 제기해 왔다. 바로 이 점이 안동대학교 안동문화연구서에서 이 책을 만들게 된 이유다.
근대를 향해 급속도로 나아간 마을이 비단 주실 마을뿐만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궁벽한 산골 마을이 개화와 근대화의 선봉에 섰다는 점도 믿기 어려운데, 그러한 와중에 나타날 수 있는 반민족적 행적조차 거의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은 주실만의 특징이다. 이 책은 이러한 특징들을 정리, 주제와 부록으로 구성했다. 마을의 지세와 풍수적인 해석, 입향 과정, 조덕순·조덕린 형제의 삶, 가학 형성과 전개, 중앙학계와의 만남, 근대로의 길, 민족운동, 문학과 국학, 전통 건축, 민속놀이, 오늘의 주실 인물 등이 그것이고, 여기에 주실 마을에 대한 기행문 성격을 지닌 다섯 편의 글을 부록으로 실었다. 특히, 수록된 사진들은 독자들의 이해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1장 주실 마을의 자연 환경과 풍수지리적 상징...11
 2장 한양 조씨들의 주실 마을 정착...35
 3장 조덕순·조덕린 형제의 삶과 생각...51
 4장 가학의 형성과 계승...79
 5장 조선후기 중앙학계와의 만남...103
 6장 새롭게 개척한 근대의 길...125
 7장 민족의 양심 위에 일궈낸 변혁...147
 8장 문학과 국학, 지방에서 세계로...171
 9장 주실의 전통 건축...199
 10장 놀이와 배움의 어우러짐, 주실의 민속...229
 11장 새날을 여는 주실 사람들...255

부록
 일월의 문향 주실 마을
 경북 영양의 시인 조지훈 종택
 세림의 고향 주실 마을을 찾아서
 산과 물과 들과 사람이 다 있는 마을
 주실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