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나에게 있어서 시를 쓰는 일은 나 자신을 보다 확실하게 실현시키는 일이다.
영혼의 토양에 영근 말들을 심어 응분의 수확을 하기까지의 힘겨운 작업. 그것이 피를 마르게 하는 아픔인데도 불구하고 되풀이하는 까닭은 무엇인가.
 ... <후략>

■ 자서

1　하늘

 숲
 가을 강
 겨울바다 환타지
 하늘
 장마
 섬
 가을을 앓는 시
 고독
 봄 호수
 어머님께
 한강
 어떤 치유
 물돌이동의 강

2　봄안개

 육자배기
 백제의 연기
 봄안개
 내장산
 가을
 태풍에게
 새벽달
 비가 1
가을호수
 태풍과 바다
 그 날은 오고 있다
 알밤 보는 법

3　갱년기

 편운제에서
 갱년기
 삼짓날 환상곡
 은행나무 견학
 우울한 날의 노래
 운명
 겨울바다
 별이 오는 밤
 가을나무
 무등산 소곡
 신생
 만약에 내가
 소양호

4　여름 고목

 여름 고목
 겨울나무
 마이산의 독백
 겨울꽃
 백일홍
 비가
 가을꽃
 밤비환청
 비단잉어
 독감

■ 해설 - 유한근
 신명 난 생명의 리듬과 사랑의 힘

 시집 《시간에 기대어 흐르는 사랑을 듣네》와 《황진이와 달》로써 황진이의 주제 전통과 이영도의 제재 전통을 이어받은 시인으로 평가받고 있는 시인 김남환은 이번의 시집을 통해 시조 시단에서 중견의 자리를 굳히게 된다. 위의 두 권의 시집에서 김남환은 인간에 대한 깊은 투시력과 삶을 꿰뚫는 통찰력으로 인간의 내면에 은폐되어 있는 사랑과도 같은 생명력을 참신한 이미지로 걷어 올렸다 할 때, 이번 시집에서는 이를 응축된 삶의 체험을 통해 한층 승화하고 있음을 보게 된다.
 ... <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