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알미술관 신년 기획전은 「해가 힘있게 솟음과 같이」라는 테마를 담고 잇었는데, 말띠 갑오년 새해에 중국화가 쩡미(曾密)과 자호이(賈浩義)의 작품을 집중적으로 소개하는 행사였다. 모두 말들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자호의는 1938년 하북성 준화군에서 출생하여, 1961년 북경예술학원을 졸업한 중국1급 화가이다. 개인 이력으로는 중국예술창작연구센터, 중앙문화사관서회원, 예술위원회위원, 노갑예술관 관장을 거쳤다.

그의 작품은 동양의 재료와 기법을 사용하지만 서양화 표현력도 유감없이 드러낸다고 했다. 대담한 생략법, 완벽한 구도, 그리고 서양화에서 볼 수 없는 여백 활용은 동서양이 만나는 새로운 그림의 장을 열었다는 평가이다. 작가는 "중용(中庸)에서 출발하여 극단(極端)으로 나가게 되었다"고 주장하면서 심상(心象)과 추상(抽象)의 경계선에 발걸음을 멈추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구상적인 작품과 추상적인 작품을 모두 그리고 있지만 심상적인 것을 위주로 한다고 설명하였다.

자호이 화가는 그의 작가노트에서 다음과 같은 작품 설명이 이어지고 있다.

 추상이나 심상을 불문하고 나는 이 모든 것들을 생활과 체험에서 찾는다. 나는 근거도 없이 허황된 것을 만들어낼 줄 모른다. 나는 기백이 높고 당당한 것을 사랑한다. 나는 초원과 고원에서 대자연의 게시를 찾는다. 내 속의 서로 다른 감정을 분출시키기 위하여 나는 거폭의 수묵화를 그렸고 매우 자그만하게 어린이를 그리기도 하였다. 인물, 산수, 화초를 그리지 않고 다만 내 감정을 자아내기만 하면 곧 이름 붙들고 놓지않았다. 내 그림에는 감정적 요소가 정묘한 것보다 많으며 단순함이 수식보다 더 많다.

 그러나 나는 아직 즉흥 작품을 할 정도까지의 경지에는 이르지 못햇다. 내 창작은 비교적 긴 시간 동안의 사색과 여러 번의 퇴고를 거친다. 다만 어떤 방법으로든 첫 인상을 잊지않는 데에는 변함이 없다. 앞으로도 나는 그 담고 있는 바가 충실한 것, 거대한 직관력, 두려움을 자아내는 힘과 감응력에 더욱 매진할 것이다. 나는 나의 현재 수준에 만족하지 않는다.

밀알미술관은 사회적으로 소외받는 정서장애 학생들이 교육 받을 수 있는 밀알학교가 설립된 후 홍정길 목사가 수집해온 작품들과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의 기증품들을 전시하고, 교육함으로서 장애인과 비장애인들이 미술을 통해 유대감을 형성하는 문화의 장으로 마련되었다. 연중 역량 있는 작가의 기획전시가 열리고 있는데 전시실 외에도 건물 곳곳에서 예술작품을 볼 수 있다. 중국현대서화와 도자미술의 방대한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인물화, 풍경화 중심으로 월북한 미술가의 작품을 체계적으로 소장하고 있는 것이 특징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