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청동기시대의 대표적인 무덤 양식인 고인돌. 역사적 가치를 품고 있는 세계적 유산인 고인돌에서 나온 유물들을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국립광주박물관은 지난 26일부터 오는 7월 31일까지 기획특별전 ‘세계유산 고인돌, 큰 돌로 무덤을 만들다’를 개최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여수 적량동 고인돌에서 출토된 비파형동검을 비롯해 고창, 강화 등에서 발견된 유물 200여점을 선보이고 있다.

‘커다란 돌을 괴어 만들었다’는 의미의 고인돌은 우리나라 청동기시대의 대표적인 기념물 중 하나이며, 서유럽·인도·중국 등 세계 곳곳에서 축조됐다. 특히, 우리나라는 4만여개의 고인돌이 분포돼 있는 고인돌 중심지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학술적으로도 그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 2000년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우리나라의 고인돌 연구는 분포와 축조기술, 지역성, 의례 등 다양한 측면의 성과들이 축적되면서 세계 최고의 수준으로 체계화됐다.

이번 전시는 전국의 고인돌에서 출토된 유물을 한자리에 모아 청동기 시대의 기술과 사회·문화를 시민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전시는 ▲프롤로그-세계 거석문화 속 고인돌 ▲1부 ‘고인돌 알아보기’ ▲2부 ‘고인돌에서 나온 유물들’ ▲3부 ‘옛 사람들이 바라본 고인돌’ ▲에필로그-고인돌의 보존과 활용 등 총 5부로 구성됐다.

프롤로그는 세계의 다양한 거석문화 속에서 우리나라의 고인돌이 가진 의미와 특징을 파악할 수 있다.

1부에서는 고인돌의 정의와 형태, 구조, 분포 양상 등 고인돌에 대한 가장 기초적인 정보를 이해할 수 있다. 또한 고인돌의 축조과정에서 적용된 과학 원리로 청동기시대 사람들의 높은 기술 수준을 이해하고 고인돌 축조를 통해 공동체 의식이 발현되고 고취된 측면을 엿볼 수 있다.

2부에서는 비파형동검, 간돌검, 붉은간토기 등 고인돌에서 출토된 유물이나 암각화 등을 바탕으로 고인돌이 지닌 의미와 청동기시대 사람들의 생활모습도 살펴 볼 수 있다.

3부에서는 청동기시대 이후 역사상 고인돌이 어떻게 인식되어 왔는가를 고찰한다. 다양한 설화와 전설의 모태이기도 하고 정령이 깃든 신비로운 존재로 숭배의 대상이었던 고인돌은 19세기말 서양인들에게 조선을 대표하는 거대한 건축물로 주목을 받았다. 일제강점기에 시작된 고인돌에 대한 본격적인 발굴 조사는 광복 이후 다양한 주제로 연구가 이뤄졌다.

마지막을 장식할 에필로그에서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우리나라 고인돌의 현황과 만화·영화·게임 등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활용되는 고인돌의 문화콘텐츠로 가능성을 살펴볼 수 있다.

광주박물관 관계자는 “고인돌은 선사시대에서 역사시대로 바뀌어 가는 문화상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세계유산”이라며 “전국의 고인돌에서 출토된 유물을 한자리에 모은 이번 전시는 청동기시대의 기술, 사회 및 문화를 이해하는 것은 물론 역사시대부터 현재까지 고인돌이 우리의 삶에서 어떤 의미를 가졌는가를 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