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 사회에서 막스 베버에 대한 관심이 고조된 것은 문명에 대한 회의와 미래 사회에 대한 불안감과 깊은 관계가 있다. 왜냐하면 막스 베버는 합리화 과정을 서구문명의 되돌이킬 수 없는 운명으로 보았을 뿐만 아니라 합리화의 역설을 그 어떤 사상가보다도 더 분명하게 인식하였기 때문이다.
베버에게 있어서 합리화 명제가 갖고 있는 궁극적인 메시지는 첫째, 오늘날에는 객관적인 가치, 의미, 타당성에 대한 믿음이 환상으로 끝났기 때문에 객관성의 의미를 다시 물어볼 필요가 생겨났다는 것이고, 둘째는 개인주의적 활동의 자유를 추구하는 것이 도대체 어떻게 해야 가능한가를 묻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 책에 실린 ‘직업으로서의 학문’과 ‘직업으로서의 정치’ 두 강연은 바로 이러한 문제의식을 갖고서 베버가 학문과 정치를 직업적으로 삼는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며, 학자와 정치가의 역할 및 사명은 무엇인가, 그리고 또 학문과 정치, 정치와 윤리는 어떤 관계에 있는가를 논한 것이다.
이 두 강연은 베버의 인생 말년에 행해졌고 내용상으로도 그의 원숙한 사상이 농축되어 있기 때문에 이미 오래전부터 사회과학도들 사이에서는 베버의 사상을 이해함에 있어서 필수적인 문헌으로 간주되어왔을 뿐만 아니라, 우선적으로 접근하기 용이한 입문적인 원전으로도 널리 읽혀져 왔으며 아울러 사회사상의 고전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001. 직업으로서의 학문
002. 직업으로서의 정치
003. -부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