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세계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지역이라면 라틴아메리카를 꼽을 수 있다. 미국이 금융위기를 겪고 유럽이 유럽연합 통합 후유증과 남유럽발 재정위기를 겪는 동안 중국을 비롯한 신흥경제권은 성장을 계속했고, 이 가운데에서도 라틴아메리카는 2010년 평균 7%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칠레에 이어 페루와 자유무역협정을 맺는 등 경제적 협력 대상으로 라틴아메리카에 대한 주목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또 정치적 민주화와 시장 개혁, 시민사회 활성화 등 라틴아메리카 나라들이 보여주는 다양한 면모는 우리 사회에 의미 있는 참고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지리적으로, 역사적으로 우리나라와 가장 멀리 있었던 라틴아메리카에 대한 연구는 아직 그 성과가 충분히 축적되지 않은 부분이 많다.
 
매년 <라틴아메리카 연보>를 발간해 라틴아메리카의 현황을 소개해온 서울대 라틴아메리카연구소는 최근 라틴아메리카 나라들에 대한 국가별 입문서인 ‘지정학 연구시리즈’ 3권을 펴냈다. 전체 10권으로 계획된 시리즈 가운데 브라질, 콜롬비아, 쿠바 등 3개국에 대한 책이 먼저 출간됐다. 라틴아메리카 나라들의 국가별 현황을 전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기획한 것이 특징이다. 김창민 소장은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이) 당면한 현실과 (우리의) 지식 사이를 메우고자 했다”고 밝혔다. 특히 라틴아메리카를 대표하는 격월간 정치경제 평론지인 <누에바 소시에다드>(Nueva Sociedad)와의 제휴를 통해 라틴아메리카 안에서 실질적으로 유통되고 있는 콘텐츠들을 본격적으로 소개했다.
 
1권인 <현대 브라질-빛과 그림자>에서는 라틴아메리카에서 가장 큰 변화를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는 브라질에 대해, 룰라 집권 8년 동안의 명암, 경제발전의 이모저모, 사회구조의 변화, 대외정책 등을 두루 살폈다. <누에바 소시에다드>에 실렸던 루이스 카를루스 브레세르페레이라 전 재경부 장관의 글은 시장주의적 경제정책을 비판하고, 재정부담 없이 국내 저축을 통한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는 내용의 ‘신발전주의’ 경제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안한다. 베네수엘라 학자인 데메트리오 보에르스네르 교수는 남미에서 가장 특출한 나라인 브라질이 제국주의적 유혹을 차단하고 정치적 진보주의를 통해 이웃나라와의 우호적인 연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2권 <현대 콜롬비아-태평양 시대의 개막>은 과거 마약과 게릴라의 나라에서 정치적 안정을 통해 태평양 시대에 선진국가로 발돋움하고 있는 콜롬비아의 현황을, 3권 <쿠바-라울 카스트로의 시대>는 라울 카스트로 체제 아래에서 제기되고 있는 정치·경제·사회 등 각 분야의 변화에 대한 전망을 다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