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현대시>로 등단한 작가의 두 번째 시집 「욕망에 관한 바이오그래피」. 화려한 수사가 아닌 차분하면서도 담담한 시선으로 삶의 고통을 곰삭은 인생의 깊이로 그려내고 있는 61여 편의 시를 모아 엮었다.

제1부 복수초
 향기는 향기를 부른다
 파밭
 뜰에는, 작약꽃 목단꽃 활짝 핀
 종잇장 같은 삶이 연이어 복제되고 있었다
 바탕이란 말 가만히 되뇌면 슬픔이 묻어난다
 움이 돋고 있었다
 천지간에 고요한, 흰 눈
 생이 빠르게 진동하고 있었다
 꽃 피는 봄날
 그 여자의 가을
 돌아보면 저마다 꽃
 여름
 이 참, 맛있는 밥상
 맥을 짚어보다

 제2부
 슬로우 비디오
 도비도
 봄은 이스트 빵처럼 부풀어 오른다
 코로나
 삶은 곰치다
 침묵은 둘레를 거느렸다
 사랑은 저 멀리서
 연
 만추
 파문
 폭설
 봄을 앓고 있었다
 한낮의 서늘한 그늘은 사자를 품었다
 둥근 테두리가 날카로움을 지녔다
 파적

 제3부
 모성은 따뜻하다
 슬픔의, 저 바닥
 무의도 행
 데드포인트
11월
 오! 하나님
 파적
 장엄미사
 뿌리째 흔들리는 봄
 조춘
 사랑, 욕망에 관한 바이오 그래피
 공즉시색
 세상 모든 길은
 봄은 이스트 빵처럼 부풀어 오른다
 원미산
 멍석을 깔아줘도

 제4부
 선운사, 동백꽃
 가을서정
 누군가 불을 켤 때와 끌때를 잊어버렸다
 가을비
 저 슬픔의 제 몸을 스스로 어루만지는
 폭설 2
도비도
 매일 어두워질 필요가 있다
 저 마음의 불협화음
 저 몸빛, 봄빛
 풍장
 그립다, 햇빛
 단풍
 만추
 다시 도비도
 이상복의 시세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