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인(奇人)과 예술가의 양면을 통해 수행자의 족적을 남겨 온 ‘걸레스님 중광’의 삶의 궤적이 한자리에 모였다. 오는 21일까지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걸레스님 중광특별전-만행’전이 대중의 기억을 새롭게 한다.

중광스님이 10주기 기획전은 한국보다는 외국에서 먼저 예술가치를 인정했던 삶과 예술의 전모를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그동안 중광스님의 예술은 극에서 극으로 뇌닫는 상반된 평가를 받아왔다.

주제들의 관계성, 다양한 작품 장르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가 아닌 개별적이고 부분적인 평가에 머물렀던 것이 사실이다.
이번 특별전은 이의 탈피를 시도한다. ‘중광예술’에 초점을 맞춰 전통예술과 불교 선(禪)의 문제, 그리고 서구미술의 영향과 소화 등의 관점에서 새로이 돌파를 시도했다.    
 
여기서의 동력은 스님의 독특한 획(劃)이다. 이를 모든 예술의 근본으로 간주하는 서예의 입장에서 선(禪)과 어떤 관계 속에서 중광예술 전반에 걸쳐 전개되는지도 조심스럽게 주목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는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이 기획에 나선 것이다. 이동국 수석큐레이터는 “단순히 기이한 것이 아니라 극한적인 몰입과 수련 끝에 작품들이 나왔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동시에 그의 예술 미학을 ‘천진(天眞)’으로 규정하면 인간의 본심과 마음의 근원을 밝히는  달마선사와 보살상과 연결된다. 이는 중광예술의 많은 동물 및 어린이의 등장에서 그 본성이 천진무구함에 뿌리를 있음과 연결된다.

이번 전시작품은 필묵(筆墨)으로 달마와 학을 주로 그린 달마도〈사진〉 등 선화(禪畵)와 글씨는 물론 아크릴과 브러쉬로 그린 추상(抽象)과 구상(具象)의 유화작품, 도자 테라코타 등 150여점과 시작(詩作)원고, 그리고 행위예술영화 ‘허튼소리, 청송 가는 길’ 등 중광예술의 전모를 보여주는 50여점이다.

주제는 단연 선(禪)이 되고, 이를 코드로 성(聖)과 속(俗), 무법(無法)과 유법(有法), 동양과 서양을 넘나든 스님의 삶과 예술세계를 총망라하고 있는 이번 전시는 ‘만물(萬物)이 부처다’, ‘만법귀일(萬法歸一)’, ‘나는 누구인가’ 등 작품의 주제.장르.인물의 3가지 큰 카테고리를 가지고 11개의 소주제로 나눴다. 전시를 통해 전방위예술가와 선획과 선필(禪筆)을 휘두르고 간 그가 자연스레 연결될 수 있을지 볼거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