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리 공장의 해피엔드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진다.
코끼리 공장의 해피엔드와 村上朝日堂.
이 두가지 산문집은 따로따로 단행본화 되었지만, 한국에서 번역 발매될 때는 책 한권으로 묶여 <코끼리 공장의 해피엔드>라는 제목을 달고 출간되었다.
한국에서 발매된 무라카미 하루키 수필집 1은 바로 이 책인 <코끼리 공장의 해피엔드>이고, 2는 <세라복을 입은 연필>, 3은 <랑겔한스섬의 오후>이다.

먼저 <코끼리 공장의 해피엔드>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어린 시절과 학창시절의 에피소드와 경험을 비롯해 그의 소설속에 등장하는 인물이나 배경들에 대해 어렴풋이 추측해볼 수 있는 부분이다. 그의 소설속에 자주 등장하는 코끼리나 쌍둥이들도 여기에 등장한다. 그리고 하루키가 유난히 공장이란 말을 많이 쓰는데, 실제로 하루키는 공장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하루키는 쌍둥이도 좋아한다고 한다.

<村上朝日堂>는 이 책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분량이 많은데, 무라카미 하루키의 식습관이라든지, 학생시절 이사의 추억, 전철과 전철표에 관한 일화, 두부 이야기, 아내와 관련된 에피소드, 편식, 고문등등 굉장히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베스트셀러 작가의 소박하고 인간미 넘치는 생활상이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나는 그런 것을 통해 하루키 역시 우리와 같은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우리는 가끔 유명 인사들을 보면서 저 사람들도 우리와 같은 생각을 하고, 우리가 먹는 음식을 먹으며,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방식대로 살아갈까.. 하는 생각을 한다.
내가 하루키의 팬이기도 하지만,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은 정말 끝내주게 재미있고, 대단하다.
그런 소설속에서 보이는 하루키의 이미지가 아니라 실제 피가 흐르고 심장이 뛰는 하루키의 소박하고 소탈하고, 때로는 유머스럽고, 엉뚱하기까지한 하루키를 만날 수 있어 정말 즐거웠다. 

<작가와 작가의 해피엔드>는 무라카미 하루키와 안자이 미즈마루의 대담집으로 두사람이 공동작업을 하면서 있었던 에피소드를 두 사람이 대화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두 사람 사이에서 주거니 받거니 하는 대화가 마치 만담처럼 시종일관 즐거웠다. 

안자이 미즈마루의 삽화는 굉장히 독특하다.
어찌보면 초등학생이 그린 그림같은 투박함과 지독히도 평면적인 그림들..
그러나 엉뚱하고 유쾌한 무라카미 하루키의 글에 <이보다 더 잘 어울릴 수는 없다!!> 라는 생각을 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이 어렵다고만 생각하는 분들, 소설속에서 얼핏얼핏 보이는 하루키의 모습이 아닌 진솔한 그의 다양한 모습과 매력을 보고자 하시는 분들이라면, 분명 만족, 또 만족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