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소개
맑스주의의 역사에 있어서 안토니오 그람시는 매우 독특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그는 한편에서 서구의 레닌주의자로 평가되기도 하며，다른 한편에서는 유로코뮤니즘의 시조로 추앙되기도 한다. 이론적으로도 그는 토대의 결정성에 주목하면서 동시에 상부구조의 독자성을 강조하는 복잡한 면모를 지니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선진자본주의 국가들에서 발생한 변화는 기존의 맑스-레닌주의적 이론과 실천을 더이상 유지할 수 없도록 만들었으며，이와 함께 서구 맑스주의자들 속에서 그람시의 가치는 급격히 높아졌다. 객관적 상황의 복잡성이 증대함에 따라 이에 대한 보다 정교한 접근방식이 요구되었는데，이를 위한 가장 훌륭한 이론적 자산이 그람시에게서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람시라는 인물 자체가 자신의 이론을 체계적이거나 명료한 형태로 제시한 바가 없었기 때문에，그의 저술에 대한 해석들은 불가피하게 다양하게 분화될 수밖에 없었다. 더욱이 이러한 각각의 해석들이 단순히 이론적 문제들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긴급한 정치적 요구에 대한 응답의 형태들로 정교화되었다는 이유에서 분화의 의미는 더욱 심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옮긴이들이 여기에 옮겨놓은 글들은 이러한 다양한 해석들을 표현하고 있다.
1990년대 초반에 잠시나마‘그람시 붐’이라는 것이 국내에 형성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의 그람시 연구는 아직도 초보적인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1980년대 중반에 이 땅에 그람시가 소개되었을 때，그것은‘맑스로의 길’을 함축하는 것이었다. 반면 1990년대 초반의 ‘그람시 붐’은‘포스트 맑스주의의 창궐’이라는 분위기와 연관된 것이었다. 서구에서와 마찬가지로 국내에서도 그람시의 양면적 특성은 이렇듯 극적인 대비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서구에서와는 달리 한국에서의 그람시는 변화된 운동정세 및 이론정세를 알리는 신호탄의 역할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외부로부터 주어진’ 위기의 결과로 주목을 받는 것은 그람시의 사상 자체라기보다는 그람시가 풍기고 있는 독특한 분위기(?)인 것이다.
이 책은 우리에게 <헤게모니와 사회변혁>(터，1991)이라는 책을 통해 잘 알려진 샹탈 무패(Chantal Mouffe)가 편집한 Gramsci and Marxist Theory(Routledge & Kegan Paul)의 완역이다.-------본문중에서
서론 오늘날의 그람시 / 샹탈무페 = 9
제1부 구조, 상부구조와 시민사회
제1장 그람시와 시민사회의 개념 / 노베르토 보비오 = 33
제2장 그람시, 상부구조의 이론가 / 쟉끄 텍시에르 = 63
제3장 그람시와 혁명의 문제 / 니콜라 바달로니 = 99
제2부 헤게모니, 철학과 이데올로기
제4장 그람시의 맑스주의 일반이론 / 레오나르도 파기 = 137
제5장 그람시에 있어서 헤게모니와 이데올로기 / 샹탈무페 = 199
제3부 국가, 정치와 혁명전략
제6장 국가, 이행 그리고 수동적 혁명 / 그리스틴 부시-글룩스만 = 245
제7장 그람시와 이탈리아 공산당:헤게모니에 대한 두 가지 개념화 / 맛시모 살바도리 = 279
제8장 레닌과 그람시 : 국가, 정치 그리고 정당 / 비아지오 데 지오바니 = 305
역자후기 = 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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