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최광식관장)에서는 1927년 일제강점기의 최초 발굴 이후, 1992년의 본격적인 학술발굴과 2007년의 정밀 지표 조사에 이르기까지, 무려 80년에 걸친 공주 계룡산 학봉리(鶴峰里)도요지의 발굴 조사 성과를 총괄하여 체계적으로 정리한『계룡산 도자기』를 발간하였다.
이 책이 갖는 또 다른 의미는, 국내 최초로 도요지 학술조사 성과를 전면 원색 사진으로 수록하여, 전문가는 물론 일반인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기획한 점이다.
더욱이 세계 도자사에서 주목받고 있는 분청사기가 일본 고려 다완의 발생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는 연구 성과가 축적된 가운데, 학봉리 도요지 보고서는 한ㆍ일 도자사 연구에 있어 국내외 학계와 일반 대중에게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
충청남도 공주시 반포면 학봉리 도요지는 1927년 일제강점기에 조선총독부가 최초로 조사하였으며, 조사 결과는 1929년에 「계룡산록도요지조사보고(鷄龍山麓陶窯址調査報告)」로 발간되었다. 1992년 발굴 조사에서는 국립중앙박물관과 호암미술관(현 삼성미술관 리움)이 1927년에 조사되었던 5호 가마와 7호 가마(발굴 당시 새-1호)의 구조를 확인하고, 1927년 발굴에서 잘못된 내용을 수정하는 성과를 올렸다. 또한 2007년에 국립중앙박물관 미술부에서 실시한 정밀 지표 조사에서는 지금까지 알려진 학봉리 일대의 도요지들을 모두 확인하여 종합분포도를 작성하였다. 또 도요지 3곳을 추가로 발견하여 새로운 학술 자료를 제공하였다.
학봉리 가마는 15세기 초부터 16세기 전반까지 활발하게 자기를 생산했다. 이곳에서는 다양한 기법의 분청사기ㆍ회청사기ㆍ백자ㆍ흑유ㆍ도기와'예빈(禮賓)'ㆍ'내자시(內資寺)'ㆍ'내섬시(內贍寺)'등의 각종 명문 자료가 출토되었다. 특히 철화 분청사기는 대담한 붓놀림과 흑백으로 대비되는 선명한 색채, 친근하고 다양한 문양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의 대상이 되어왔다.
이와 같은 조사 성과를 바탕으로 보고서는 크게 4장으로 구성되었다. Ⅰ장 '계룡산 학봉리 도요지 발굴'은 1992년 발굴 조사 결과를 중심으로 조사 경위, 지리적 위치와 환경을 설명하고, 유구와 출토 유물은 사진과 도면 ㆍ 각종 표 등을 함께 수록하여 풍부한 자료를 제공하고자 하였다.
Ⅱ장 '계룡산 학봉리 도자기'는 발굴 보고서의 성격에서 한 걸음 나아가 학봉리 도자기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자 하였다. 1927년의 조사 내용과 더불어 당시 출토 유물들을 도요지별로 소개하였으며, 학봉리 분청사기의 문양 소재와 구성 등을 종류별, 장식기법별로 나누어 일목요연하게 표로서 제시하였다.
Ⅲ장 '계룡산 도자의 과학'은 학봉리 도자기에서 가장 궁금증을 유발하는 철사 안료 문제와 백토 성분 및 제작 기법 등에 대해 과학적으로 분석한 결과이다. 과학적 분석은 도요지 출토 각종 도자편을 기초로 이루어졌다.
Ⅳ장 '문양 비교를 통해 본 학봉리 분청사기'는 완형으로 전해지는 명품 분청사기와 학봉리 도자기의 문양을 비교하여 생산지를 확인할 수 있는 내용으로, 한국 도자사에서 학봉리 도요지의 위상을 탐구하였다.
이러한 일련의 작업은 국립중앙박물관이 보유하고 있는 모든 학술적 자료를 성실하게 제공하려는 취지에서 시도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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