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꾼 무소작씨의 일생을 축으로 '이야기'라는 저자 필생의 화두를 풀어 쓴 우화소설. 이야기의 탄생과 전승을 알레고리적으로 표현해내고 있다.
바닷가 외딴 마을에서 태어난 주인공 무소작은 어린 시절에 꽃씨 할머니의 이야기를 듣고, 전 생애를 걸쳐 이야기 속의 여인을 기다리고 찾아 헤맨다. 그리고 마침내 꽃씨 할머니와 한몸이 되어 이야기꾼으로서 이야기를 낳으며 동시에 이야기 속으로 사라져 간다. 그러나 그의 흔적은 꽃과 씨앗이 되어 세상 곳곳에 뿌려지고, 그 꽃씨를 받은 세상 또한 다음 세대로 전달해간다.
결국 이 소설은 '꽃과 꽃씨'라는 식물은유를 통해 이야기와 이야기꾼, 그리고 그것을 받아 전수하는 세상에 대한 저자의 사유를 응축해내고 있다. 한 이야기꾼의 삶의 여정을 좇아 가면서, 이야기의 시작과 그 존재방식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