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젖은 구두 벗어 해에게 보여줄 때>를 집필한 이문재 시인의 시집 『마음의 오지』. 빼앗긴 것이 아니라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상실’에 대해 말하는 시들로 채워져 있다. ‘진달래 화전’, ‘수국’, ‘겐지에 울다’, ‘산수유’, ‘겨울 부석사’ 등 대안없음을 삶과 언어로 확인하며, 그리움이라는 풍요로움을 그려내는 시들을 수록하였다.

노독
情人
내 안의 식물
마음의 지도
월광욕
모음의 오지
간지럼
몸은 더워져서 산다
배꽃은 배 속으로 들어가 문을 잠근다
봄 밤 원효
금빛 개펄
수국
되새떼
나무들은 向上한다
땅에 넘어진자, 그 땅을 짚고 일어서야 한다
初秋
진달래 화전
내 안의 감옥
새벽의 맨 앞
해남길, 저녁
귀는 얼마나 큰 눈인가
농업박물관 소식-우리 밀 어린싹
농업박물관 소식-목화 피다
농업박물관 소식-거리에 낙엽
농업박물관 소식-식탁에서 길을 묻다
농업박물관 소식-허수아비가 지키다
고요한 나날들
석류
석류는 폭팔한다
겐지에 울다
그렇다고 기린이 왜가리를 좋아할 리 없다
저녁
시월
화전
정면
明器
뻐꾸기는 울어야 한다
사슴4단지
모든 배는 길을 싣는다
산수유
고비 사막
만산홍엽
아버지 손등 힘줄 같았던 골목이
각성제
마른 쑥에 불
피맛골 안내문
겹동백
유전자는 그리워만 할 뿐이다
바라문, 바라문
타워 크레인
그날이 어느 날
겨울 부석사

시인이 쓰는 시 이야기 미래와의 불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