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의 돈 반 나타 기자는 역대 미국 대통령들의 골프 스타일을 면밀히 조사하여 경쾌한 필치로 미국 현대 정치사를 조망한다. 대통령의 통치스타일과 정책이념을 '골프'라는 프리즘을 통해 접근한 것. 한편의 드라마처럼 신선한 재미를 제공한다.
이 책이 재밌는 이유는 골프 앞에서 인정사정없이 좌절하는 대통령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는 데 있다. 골프공은 스윙을 하는 사람이 대통령이든 동네 아저씨든 편견 없이 움직인다. 또, 골프는 플레이어의 인격을 거침없이 노출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다. 골프를 통해 본 대통령의 면면은 다음과 같다.
존 F. 케네디 - 부드럽고 정확한 스윙, 깨끗한 플레이로 역대 대통령 중 최고의 '베스트 플레이어'.
리처드 M.닉슨 - 미국인들에게만 거짓말을 했던 것이 아니다. 골프와 관련된 그의 비화는 부지기수.
윌리엄 H. 태프트 - 대통령직을 싫어한 그는 시도 때도 없이 백악관을 뛰쳐 나와 골프장을 찾았다.
그밖에도 취중골프를 즐긴 워렌 G. 하딩, 잘 치기보다는 빨리치기를 더 좋아했던 부시 부자, 최고 기록이 78타라고 거짓말했던 빌 클린턴, 골프를 정치 수단으로 삼았던 린든 B. 존슨 등 골프를 즐긴 대통령은 역대 미국 대통령 17명중 총 14명이다.
이처럼 이들이 골프를 즐겼던 이유는 프라이버시라곤 존재하지 않는 백악관으로부터 탈출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국정수행을 성공적으로 마쳤든 그렇지 않든 또 골프를 잘 치든 못 치든 대부분의 대통령이 골프를 즐겼다는 사실은 그들이 받았던 통치 스트레스를 잘 말해준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