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의 가방>으로 국내 독자들에게 이름을 알린 가와카미 히로미의 중편집이 출간됐다. 표제작인 '뱀을 밟다'는 1996년 아쿠타가와상 수상작으로 극단적인 찬사와 혹평을 동시에 받았던 화제작. 그의 작품세계를 대표하는 세 편의 이야기들이 실려있다.
'뱀을 밟다'는 뱀이 중년 여자로 변신, 주인공 히와코의 엄마라고 주장하면서 그녀의 방에 눌러살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함께 맥주를 마시고 식사준비를 하는 사이, 히와코는 조금씩 여자(뱀)에게 빠져들게 되고, 여자(뱀) 역시 그녀를 뱀의 세계로 유혹한다. 뱀의 세계와 현실-양 세계의 대립이 그려지는 환상적인 분위기의 단편이다.
'사라지다'는 작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작품으로 '툭하면 사라지는'(가미가쿠시) 집안내력을 지닌 주인공의 결혼을 둘러싼 신비로운 이야기이다. 일본 전통의 민담과 설화의 세계가 자연스레 녹아들어 있다. '어느날 밤 이야기'는 밤을 공통 제재로 삼은 19편의 짤막한 단상들을 이어쓴 연작소설.

뱀을 밟다
 사라지다
 어느 날 밤 이야기
지은이의 말
 옮긴이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