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조선인 화가 현순혜의 자전적인 에세이다. 저자는 일본 고베에서 일제강점기 조선인의 딸로 태어났고, 그녀의 여섯 자매 중 반은 남한을, 나머지 반은 북한을 택했다. 그리고 일본인 시민운동가와 결혼하여 미국, 유라시아, 베를린, 한국 등 전세계를 무대로 옮겨다니며 코스모폴리턴의 삶을 살아왔다. 그녀가 세계 전체를 조국으로 삼은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저자는 한국의 불행한 근현대사가 맞물린 그녀의 삶의 여정을 되돌아본다. 단순히 한 개인의 신변잡기에 멈추지 않고 현재의 상황을 초래한 일제 식민지의 폭력성과 근대, 전통의 의미, 더 나아가 자신의 정체성 등에 관하여 깊이 고민한다. 그리고 역사와 경계에 함몰되지 않는 당당한 개인으로 거듭날 것을 이야기한다.
 저자가 적을 두었던 세계 각국에서 활동한 이야기와 함께 일본과 독일의 근대적 내셔널리즘·원주민의 피 위에 세워진 미국의 이먄 등 각 지역이 갖고 있는 세계 역사의 상흔을 엿보고, 그 상흔을 극복하려는 '곧은 양심'들과의 만남을 보여준다. 각 장마다 관련 사진들과 저자가 그린 단아한 느낌의 삽화를 곁들였다.

책머리에
 제1장 어머니의 땅
- 현해탄을 건넌 탐라의 바리데기
 겨울 아이 / 제주 어멍 / 바다를 닮은 하르방과 할망 / 뱃사공 아버지 /
 바리 공주와 자청비 / '어머니말'과 모국어
- 세상으로 열린 항구, 고베
 박물관이 된 학교 / 민족정신으로 세운 학교 / 내 조국은 어디입니까? /
 일본 속 조선인 학교 / 아, 아리랑 / 그림 그리는 아이
- 언니의 나라
 희망의 나라로 / 옌벤의 두 번째 한국 손님 / 단등의 여인
- 상상력이 만든 조국
 고향과 조국 / 세월의 강 / 정종여 선생님
제2장 일본의 뒷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