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류가 1996년에 발표한, 이른바 '원조교제' 문제를 다룬 화제작. 그러나 원조교제라는 현상을 도식적인 기준으로 재단하거나 흥미거리로 다루지는 않는다. 이런 부정적인 모티브를 통해 작가가 표현하려는 것은 현대 사회의 정신적인 고독감이며, 현상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통해 사회 전체의 문제 의식을 환기시키고자 한다.
개별적인 대사나 특정 장면이 아니라 이야기의 구조 전체를 가지고 주제를 부각시키는 작가의 문학적 수법이 여전히 탁월하다. 여고생 주인공이 갈등의 꿈에서 깨어나, 두 차례의 원조교제를 시도하고 좌절한 후, 잠들어 희망의 꿈을 꾸는 하루 동안의 이야기.
현대 일본 사회와 일본 대중 문화에 대해 <나는 일본 문화가 재미있다>라는 책을 펴내기도 한 '전방위 문화평론가' 김지룡이 번역을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