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이라는 철학적인 문제와 '죽음'을 둘러싼 세계관의 대립을 추리적 기법을 이용해 두뇌 게임으로 이끌어가는 리얼한 필체가 두드러진 러시아 추리소설.
 '특별한 직업을 가진 여성들'이라는 TV 프로에 출연한 여검사와 여형사 아나스타샤에게 이원 생중계 중인 아르바뜨 거리쪽에서 플래카드가 번뜩인다.
 "네가 만일 그렇게 똑똑한 여자라면, 네가 어디서 죽음을 맞이하게 될지 알아맞춰봐라."
그날 이후 전직 발레리나로 알콜중독자가 된 여인, 부랑인, 전직 경찰 등등이 연쇄적으로 살해당한다. 범행 현장에는 반드시 범인의 메시지가 남아 있다. 도자기로 만들어진 물고기와 플라스틱 인형 그리고 '사랑스런 아가씨'로 시작되는 편지.
이상한 물고기 형상으로 환상의 세계를 보여주는 보스흐의 그림과 「세븐」이라는 비디오에서 단서를 찾는 아나스타샤는 연쇄살인사건이 일곱 가지 죄악에 대한 악마의 징벌이라고 추리한다. 희생자는 벌써 여섯. 그 다음 일곱번째 희생자는?
마리니나의 작품들은 매작품마다 뚜렷하게 자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갖는다. 때로는 읽는이에게 던지는 질문의 형태로 나타나기도 하고, 떄로는 폭로와 비난, 희망이나 절망, 또는 휴머니즘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이 책에서는 '죽음'에 대한 철학적 사색이 돋보이고 있다.
작품 속에서 작가는 '죽음'이라는 문제에 학술적으로 접근하여 이 문제에 대한 철학적, 사회학적 문제점들을 제시하면서 자기 나름대로 정의한 올바른 죽음에 집착하는 주인공을 등장시켜 '죽음'이라는 화두를 읽는이에게 내민다. 한편 작가는 여형사 아나스타샤의 입을 통해 그와 논쟁을 벌임으로써 '죽음'이라는 문제에 대한 두 가지 방향의 철학적 탐색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