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말 탐미주의 문학의 정수를 보여주는 오스카 와일드의 희곡!

19세기 말 데카당스 예술을 주도했던 오스카 와일드의 희곡『살로메』. 마태복음 14장에 실린 유대 헤로데 왕의 세례 요한 참수사건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근친상간, 시체애로증, 남색 등 퇴폐적이고 반항적인 에로티시즘을 보여주며 엄격한 성윤리와 도덕성이 강조되던 당시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다. 이번 책에서는『살로메』의 영역본에 실렸던 오브리 비어즐리의 관능적인 삽화들을 함께 만날 수 있다.

와일드는 원전인 성서의 내용을 넘어, 사랑의 파멸적 힘을 괴기스러우면서도 아름답게 그려내었다. 헤로데 왕의 의붓녀 살로메에 대한 탐욕, 자신의 키스를 거부한 요한에 대한 복수심과 그를 소유하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힌 살로메, 살로메를 사랑하는 젊은 시리아인과 그를 사랑하는 또 다른 남성을 통해 세기말의 퇴폐적인 감성을 보여준다.

이 작품에는 비정상적인 에로티시즘이 가득하지만 노골적인 성적 표현이나 묘사 대신, 집착과 탐닉을 나타내는 반복적인 대사와 상징을 통해 인물들의 심리를 아름답게 극화하고 있다. 특히 살로메를 통해 구현된 '아름답지만 무자비한 파괴적 힘을 지닌 여성' 이미지는 세기말에 유행했던 팜므파탈의 대표적인 이미지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