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그리고 일본 민족을 떠올리면 하나의 '단일한' 존재가 연상된다. 그러나 지은이에 따르면 일본 열도는 생각보다 훨씬 넓고 다양한 얼굴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3천 개가 넘는 섬으로 구성된 일본 열도는 각 지역마다 기후나 생김새나 방언도 상당히 다를 뿐더러 토착민인 아이누를 비롯해 오키나와인 같은 다양한 민족들이 그 속에 속해 있다고.

이 책은 이렇게 각기 다른 요소들의 종합이라 할 수 있는 일본의 역사와 문화를 21개의 도시를 통해 꼼꼼히 살핀 책이다. 책에는 일본 문화의 고향이라 할 수 있는 아스카, 고대 일본의 중심지 미야자키, '천하의 부엌'이라 불리는 상업도시 오사카, 도쿠야와 이에야스에 의해 건설된 일본의 중심 도쿄 등 각 도시의 특색과 그 속에 남아있는 문화 유산들이 소개되어 있다.

지은이는 호류지의 금당벽화, 다카마쓰 고분벽화 등 한국인의 흔적이 남아있는 일본의 문화 유산에 대해 얘기하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각 도시에 남아있는 신사, 불상, 성, 정원 등 일본 고유의 문화 유산을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어, 이 책을 통해 일본 문화의 독특한 색깔을 어렵지 않게 접해볼 수 있다. 글과 딱 맞아 떨어지는 풍성한 컬러 도판 또한 이 책이 주는 즐거움 중의 하나.

제1부 교토에서 오사카까지
땅 위에 내려앉은 은하수와 같은 도시 교토京都
사슴이 뛰노는 푸른빛 도시 나라奈羅
내일을 꿈꾸는 땅 아스카安宿
천하의 부엌 오사카大版

제2부 도쿄에서 나가노까지
시골에서 세계의 도시로 도쿄東京
무사정권이 태동한 도시 가마쿠라鎌倉
흰 관을 쓴 여신 후지산富士山
황금 범고래가 하늘을 떠다니는 도시 나고야名古屋
하늘을 머리에 얹은 일본의 지붕 나가노長野

제3부 히메지에서 히로시마까지
언덕 위의 외로운 백조 히메지姬路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낙원 오카야마岡山·구라시키倉敷
고대 신화의 탄생지 이즈모出雲
평화를 위해 희생된 도시 히로시마廣島

제4부 나가사키에서 오키나와까지
일본 속의 외래문화를 이해하는 창 나가사키長崎
고대 일본의 탄생 미야자키宮崎
메이지 유신을 생각한다 가고시마鹿兒島
규슈의 중앙에 있는 성과 정원 구마모토熊本
일본 속의 또 다른 일본 오키나와沖繩

제5부 센다이에서 홋카이도까지
아름다운 북방의 관문 센다이仙台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곳 아오모리靑林·아키타秋田
눈과 아이누의 나라 홋카이도北海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