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립박물관 송암미술관은 2013년을 여는 첫 번째 특별전으로  ‘묵향에 꽃피운 매난국죽’전을 준비했다.

동양에서는 매(梅), 난(蘭), 국(菊), 죽(竹)을 지조와 절개의 상징으로 여겨 덕을 갖춘 선비를 일컫는 군자(君子)로 표현했으며, 조선시대 문인들은 사군자(四君子)의 고결하고 뜻을 굽히지 않는 모습이 선비와 같다하여 그림으로 표현하기를 즐겼다.

이번 전시에서는 일제 식민기의 아픈 역사 위에서 작가는 시대의 아픔과 혼을 사군자에 빗대어 표출한 작품들이 관객들을 찾아간다.

작품은 세련된 기교보다는 작가의 인품과 혼이 깃든 작품을 높이 평가하고 암울했던 근대와 일본식민기에 자신과 작품을 일체화 하려했던 작가정신에 초점을 맞추어 선정했다.

특히 금강산인 김진우, 석촌 윤용구, 우당 유창환, 강암 송성용 등의 애국지사의 거침없는 필력이 고스란히 드러난 강렬한 작품뿐 아니라, 그 시대의 기법에 충실하면서도 사군자(四君子)의 고고함을 잃지 않았던 송은 이병직의 난초와 묵죽화의 대가로 불린 해강 김규진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이번 특별전을 통해 한국인의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 잡은 군자의 모습을 비추어 우리의 삶을 돌아보고, 작가가 지향했던 이상이 사군자(四君子) 중 어떤 형상으로 나타났으며 그 숨겨진 의도가 당시의 시대상황을 어떻게 투영하고 있는지 찾아보는 것도 또 다른 즐거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