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회화의 꽃으로 일컬어지는 ‘단원화풍’을 3대에 걸쳐 유지해온 임전 조정규(1791∼?),소림 조석진(1853∼1920),소정 변관식(1899∼1976)의 그림을 한자리에 모은 ‘전통회화 명문가 3인전’이 열린다.

임전 조정규는 단원파의 일원으로 다양한 회화세계를 손자인 소림 조석진과 소림의 외손자인 소정 변관식에게 전해,조선 후기와 근대 화단의 가교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이번에 출품된 ‘금강산도 8폭’ ‘고사도석인물도 6폭’ ‘어해도 8폭’은 그의 역량이 집약된 대표작이다.

소림은 임전에게서 단원화풍을 비롯한 조선후기 화풍을 익혔고 오원 장승업의 영향을 받았다. 이번 전시에 나온 소림의 부채그림 ‘관폭도’의 나뭇가지 표현은 단원식 수지법을 차용한 것. 또 초묵법이라는 독특한 필법을 창안한 소정은 김홍도와 비견될 정도로 20세기 전통회화의 위업을 쌓았다. 금강산 그림을 비롯한 소정의 산수는 수직이나 사선구도로 역동적이고 드라마틱하다. ‘연하강산도’ ‘설경산수도’ ‘추야산수도’ 등이 출품됐다.

이태호 명지대박물관장은 “임전 소림 소정 세 작가의 화맥은 위기의 시대에 가문의 영광으로 지켜낸 긍지”라고 평했다. 서울 견지동 동산방 화랑에서 28일까지(02-733-58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