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세계대전 이후 전사자로도 귀환자로도 확인되지 않은 수만 명의 행방불명된 군인들이 생긴다. 전사했으나 전사가 확인되지 않은 경우, 포로로 어딘가에 억류되어 있는 경우, 전쟁의 충격으로 기억을 상실하여 신원 확인이 불가능해진 경우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이 책은 전쟁이 낳은 참혹한 불행인 행방불명된 군인들과 그 가족들에 대한 기록이다.

그 대표적인 케이스인 앙텔므 망젱 사건이 상세하게 기록되었다. 앙텔므 망젱은 그 이름 역시 그의 것이 아닌 한 군인으로, 1918년 2월 1일 전쟁포로 송환 호송차가 지나간 후 기차역에서 발견되었다. 이후 24년이 지나도록 기억을 찾지 못한 앙텔므 망젱은 결국 수용소에서 생을 마감한다. 국가는 이 군인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여러가지 작업을 벌였고, 가족이라 주장하는 사람들이 소송을 벌이기도 했다. 후에 앙텔므 망젱의 가족으로 확인된 이들은 그간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겪었다.

그러나 이것은 단지 앙텔므 망젱에게만 일어난 일이 아니었다. 1914년부터 1918년까지 25만여 명 이상의 군인들이 사라졌다. 그 가족들은 앙텔므 망젱의 사례를 보며 장례식을 치를 수도 없었고, 그렇다고 살아있다는 희망에 계속 매달릴 수도 없었다. 또한 사회적으로는 가족에 대한 연금 지급이 문제가 되기도 했고, 행방불명자 아내의 재혼이 윤리적 문제가 되기도 했다.

앙텔므 망젱의 사건 및 사회적 이슈들을 꼼꼼히 짚고 기록한 책이다. 전쟁이라는 무차별적인 폭력과 거기에 희생당하는 개인들, 그리고 과거와 역사를 기억하는 방식에 관해 다시 생각하게 한다.

서론

휴전 없는 병사

행방불명자의 있을 수 없는 죽음

샤베르 대령, 돌아오다

로데즈의 순례

무슨 수를 써서라도 - 죽음에 관한 세 가지 이야기

르메 vs 몽주엥

앙텔므 망젱의 두 번의 죽음

결론

옮긴이의 말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