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에 참전했던 프랑스군 대대의 참전기입니다. 당시 프랑스군은 여유전력이 없었지만, 영국이나 터키도 여단 병력을 보내는데 자기들만 뒤처질 수는 없었기에 2차대전 및 인도차이나 전선의 참전경험자를 중심으로 지원병을 모아 파병했습니다. 이때 대대장도 물론 자원을 받았는데, 이 양반이 무려 나르빅의 영웅이자 프랑스군 현역 중장인 몽끌라르 장군(...)
이 양반은 이 부대의 대대장을 맡기 위해 스스로 계급을 강등해달라고 신청했고, 바라던대로 중령 계급을 달고 다시 군문으로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유엔군 사령부에서는 이 양반을 다들 장군으로 대우해줬다고 하더군요.
사실 프랑스군의 배치는 그 누구에게도 환영받지 못했습니다. 연합군 수뇌부는 물론이고 일반 장교들 및 언론기자 전원이 "프랑스군"하면 1940년의 그 형편없는 이미지만을 기억하고 있었거든요. 때문에 어느 지휘관도 이 1천 명의 프랑스군 보병들을 자기 지휘하에 넣으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이들을 배속받은 미 23연대장도 명령을 받았으니 받아들인 것 뿐이지, 받아놓고서도 과연 프랑스군이 제대로 싸울 수 있을지 의심하고 있었지요.
하지만 이런 인식은 프랑스군의 실제 전과로 깨끗하게 날아가 버립니다. 1951년 1월 10일에 있었던 전투에서 본대의 측면을 방어하던 1개 소대, 단 25명의 프랑스병이 총검돌격으로 북한군 1개 대대를 쫓아버렸거든요(...) 이런 짓을 하고도 프랑스군의 피해는 부상자 단 2명이었습니다. 소대장은 그 공으로 미군으로부터 엄청난 찬사를 받고 은성훈장까지 수상했는데, 이에 대한 프랑스 대대 장병들의 평가는 간단했습니다.
"뭐라고! 우리 병사들이 한 총검돌격은 보병전술의 기초 중의 기초잖아! 그런데 저 양키놈들은 그걸 가지고 왜 난리인 거지?!"
대대장인 몽클라르 중령이 저렇게 투덜거리거나 말거나 미군은 감명을 받았고, 8군 사령부는 예하 전 미군에게 리지웨이 장군 명의의 이런 명령서를 내려서 경악하게 만듭니다.

총검은 아마도 연합군의 최후의 비밀무기는 아닐지라도, 귀관들이 무시할 수 없는 전략적인 가치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총검이 단지 통조림 깡통을 따기 위해서 고안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모든 장병들은 유의해 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