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는 초정(艸丁, 草丁). 1920년 3월 15일 경남 충무에서 출생하였다. 1938년 김용호, 함윤수 등과 함께 <<맥>> 동인으로 활동을 하면서 시 <모래알>, <다방> 등을 발표했고, 같은 해 시동인지 <<아(芽)>>에도 작품을 발표했다. 1939년 시조 <봉선화>가 <<문장>>의 추천을 받았으며 1941년에는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낙엽>이 당선되어 본격적인 작품활동을 시작하였다. 그 후 해방되기까지 사상범으로 여러 차례 영어생활을 겪기도 하였다. 1946년 이후 마산고, 부산여고, 경남여고 등에서 교편을 잡았으며, 1956년 통영문인협회를 설립하였다. 노산문학상, 중앙시조대상 등을 수상했다. 김상옥은 시조로 출발, 해방 후에는 시조시형으로뿐 아니라 자유시형으로도 많은 작품을 발표했다. 그의 초기시는 세계에 대한 관조를 특징으로 하고 있다. 시인은 세계를 변화시키려는 노력을 보여주지 않은 채 세계에 대해 수동적으로 반응할 따름이다. <백자부>, <입동> 등에서 나타나는 이러한 수동적인 세계관은 시집 <<고원의 곡>>에서는 동양적 정밀로 심화된다. 달빛, 박꽃, 댕기와 같은 전통적인 서정의 세계에 머물면서 격렬했던 과거를 가슴에 담는 고요함으로 추구했던 것이다. 김상옥의 시조는 전통적 서정을 바탕으로 생명의 구원을 위한 광명에의 희구, 사물의 배후에 깃든 생명감 등을 포착하여 영롱하고 섬세한 언어감각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래서 이은상의 관념적 특성과 이병기의 청신한 감각성을 융합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1963년 경부터 시조시형의 시를 3행시 또는 3연시라고 주장하면서 시조시의 현대적인 혁신을 작품을 통하여 보여주고 있다. 시집으로 <<초적>>, <<고원의 곡>>, <<이단의 시>>, <<의상>>, <<목석의 노래>>, <<삼행시>>, <<먹을 갈다가>>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