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인들의 옛모습을 상상해보려면, 반드시 그들의 옷도 함께 떠올려야 한다. 무엇을 입었을까?

여기 그 상상력을 풍부하게 해줄 책이 나왔다.

제주대학교 박물관(관장 김동전 교수)이 소장한 제주도 유물 가운데 전통 복식 127점이 수록된 박물관 도록 ‘제주의 복식’이 발간됐다.

박물관 도록에 따르면 제주도의 복식은 북방계와 남방계가 혼재돼 있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전자의 대표적인 예는 말과 소를 방목하고 관리하던 목자(牧子)다. 이들은 짐승의 털과 가죽을 재료로 한 가죽 두루마기와 가죽감태, 가죽발레, 가죽버선 등을 착용했다. 남방계 복식의 예로는 해녀들이 입었던 ‘물소중이’가 있다.

육지에 비해 아이들의 옷이 발달하지 못한 것도 특징이다. 이번 도록에는 배냇저고리에 해당하는 봇뒤창옷, 배를 따뜻하게 덮는 배두렁이, 갓난아기가 봇뒤창옷 다음으로 입는 아기저고리,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는 아이의 바지 밑부분을 트여 놓은 풍차바지 등이 실려있다.

1950년대까지는 전통 혼례복으로 신랑은 사모관대, 신부는 장옷 또는 원삼을 입었다. 서민들에게는 귀했던 옷으로 당시 동네 계를 조직해 빌려입기도 했다.

이 외에도 성인 남녀의 생활복이 실려있다. 이들이 입었던 일상복의 기본구조는 다른 지역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려진다. 남자는 저고리와 바지, 여자는 저고리와 치마를 기본 구조로 한다.

제주대학교 박물관 쪽은 소장하고 있는 복식류의 재질이 직물이어서 보관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항온시설이 갖춰져 있는 독립건물의 부재로 손상이 염려됨에 따라 도록으로 만들어 공개하게 됐다고 밝혔다.